대변자 되어

by 한명화
탄천가 손 내민 나리

탄천가

목마르지 않은

좋은 터에 집 지었다 뽐내던 나리꽃


장맛비 세차게 내리던 여름날

잔잔하던 냇물 무섭게 몸집 불려

산처럼 밀려와 모두를 가져가 버렸어

겨우 서있지도 못하고 넘어져 있어


아직도 남은 물살 성나 있는데

난 일어서고 싶어

다시 우뚝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절망하지 않을래 물살이 나를 삼키려 하지만

그래서 무섭기도 하지만 결코 쓰러지고 싶지 않아


날 좀 붙잡아 줘

내 손을 잡아 줘

내 힘이 다 소진하기 전에

날 좀 붙잡아 줘

있는 힘 다해 외치고 있다

삶이 힘들어 절규하는 이들의 대변자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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