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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l 19. 2016

대변자 되어

탄천가  손 내민 나리

탄천가

목마르지 않은

좋은 터에 집 지었다 뽐내던 나리꽃


장맛비  세차게 내리던 여름날

잔잔하던 냇물 무섭게 몸집 불려

산처럼 밀려와 모두를 가져가 버렸어

겨우 서있지도 못하고 넘어져 있어


아직도 남은 물살 성나 있는데

일어서고 싶어

다시 우뚝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절망하지 않을래 물살이 나를 삼키려 하지만

그래서 무섭기도 하지만 결코 쓰러지고 싶지 않아


날 좀 붙잡아 줘

내 손을 잡아 줘

내 힘이 다 소진하기 전에

날 좀 붙잡아 줘

있는 힘 다해 외치고 있다

삶이 힘들어 절규하는 이들의 대변자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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