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자작나무 숲

by 한명화

시베리아에서 왔니?

북유럽에서 왔니?


서늘바람 사랑하는 자작나무야

위도가 높아야 숨 쉰다는데

깊은 산속에만 살았다는데

분당의 공원 산책길에

줄지어 서있는 하얀 나무 숲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에서

외국영화의 멋진 장면에서

신비롭게 빛나던 하얀빛 나무

벗겨질 듯 걸쳐 입은 누더기 옷은

언제 다시 곱게 갈아 입힐까


나무숲 사이를 거닐어 보며

나는 한 편의 동화작가

나는 한 편의 영화감독

그리고 나는 한편의 시인


이제는 이사와 터 잡고 선

자작나무 숲길 신비롭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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