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부뚜막에

by 한명화

어머니 부뚜막에 엎디셨다

이른 새벽밥 지으려

늦은 저녁밥 지으려

부뚜막에 허리 굽혀 엎디셨다


시렁에 얹은 그릇그릇

담을 밥 모자랄라 애가 타

밥 짓는 내내 마음 불편하신 체

조금의 곡식에 콩나물 넣고

조금의 곡식에 시래기 넣고

조금의 곡식에 무 잔뜩 넣고

밥하는 내내 마음 졸이시며

밥아 많아져라 그릇 가득 채우게

밥아 많아져라 모자라지 않게

마음 모아 빌고 또 빌며

부뚜막에 허리 굽혀 밥 짓고 계신다

해 질 녘 놀이 지쳐 집에 온 아이

어머니 푸념 들어 버리고는

어머니 허리 펴고 웃으시도록

곡식궤 가득 채워 드리고 싶어

쌀이랑 보리랑 가득가득

꼬맹이 마음속에 소원 하나 더 걸고

어머니 품속 파고든다

눈가에 눈물 고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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