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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마을은 살아가는 자의 몫

마을, 마을,,, 부르짓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by 씩씩한 종윤아빠

번외편에서는 단편적인 현상에 대한 좀 더 개인적인 의견을 편하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내용도 편하게 어투도 편하게 읽는 분들도 편하게...^^



번외) 마을, 마을,,, 부르짓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정부부처의 사업들이 마을,마을, 마을을 부르짓는다

행안부는 마을기업,안전한마을만들기,행복마을만들기

국토부는 도시재생의 필수요소로 마을과 마을주민을 이야기한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마을만들기, 환경부는 생태마을만들기,,,,,

문체부,농림부,기재부할것 없이 모든 정부부처 사업의 주민 사업에 더 이상 마을이라는 단어는 빠질수 없는 필수어가 되고 있다.


왜 모든 사업에 마을이 필수어가 되어버린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부와 공무원들의 책임회피(!)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제까지는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계획을 짜고 사업을 실행하는 모든 주체는 정부와 공무원들이었다.

하지만 돈을 쓰는 주체와 그 혜택을 누르는 대상(주민)이 다름에 따라 갈등(민원)도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주민의 입장에서는 내가 내는 세금이 나에게 얼마만큼 돌아오는지 궁금해졌고

정부와 공무원은 열심히 돈을 쓰는데도 몰라주는 주민들에게 섭섭했을 수 있을것이다.

그래서 이제 주민이 직접 예산을 쓰라고, 혹은 필요한 사업을 직접 정해 주민이 계획서를 쓰라고 이야기 한다


대구시의 2016년도 주민참여예산은 80억, 2017년도에는 120억

주민참여제 예산은 매년 늘어갈것이다

주민참여예산제도

주민이 직접 자기가 필요한 마을 사업을 정하고 예산을 짜서 요구하는 제도.....


정말 좋은 제도이지만 실제 주민들의 참여도는 매우 저조하고 참여하는 사업도 대부분 가로등 설치같은 환경 정비 사업에만 마문다.

왜 그럴까?

실제로 주민참여예산제 실시를 위한 주민사업인 동주민회의나 마을계획단에 컨설팅을 위해 주민들과 만나보면 이유를 알수 있다

첫째, 예산과 사업을 직접 짜보는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정부와 공무원에게는 매일 해오던 일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다.

말로만 주민자치였지 언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수 있는 기회를 준적이나 있는가?

(참여라는 것은 단순히 의견을 내는 민원인이 아닌 확인하고 실천하는 능동적인 역활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자하면 내년 예산에 이미 잡혀 있으니 안된다.

이렇게 하자하면 조례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안된다.

이렇게 하자하면 예산이 많이 소요되어서 안된다.

이렇게 하자하면 민원이 예상되어 안된다.

처음해보는 주민들의 사업 계획는 이렇게 짧은 답변과 함께 대부분 부적격대상으로 표기되어 돌아온다.

다시 수정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지만 수정할 의지도 박탈되어 버리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런 계획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이런이런 문제가 있다고 상세한 피드백을 주던가

이런 문제는 이렇게 바꾸어보면 어떨까요 라는 답변을 주면

주민들은 기운을 얻고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더 좋은 계획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주민참여예산제는 공무원의 일을 주민이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과 주민이 함께 고민하는 일이 되어야 더 빨리 정착될수 있지 않을까?


둘째는 주민참여예산제에 참여하는 주민이 더 이상 새롭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참여예산제를 위한 동주민회의나 마을계획단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주민자치위원들이거나 통장님들, 동사무소가 관리하는 주민자치단체 대표분들이다.

이분들은 항상 동사무소나 구청을 통해 과거부터 다양한 지역사회의 요구(민원)를 전달했던 분들이다. 사실 새로운 방향에서 새로운 사고의 새로운 주민의제를 만들어 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주민의 요구를 표현할 새로운 주민이 등장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은 아직도 주민참여예산제가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알고 있다해도 이러한 회의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셋째, 다른 챕터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기본적으로 마을 의제에서 '나'가 빠져 있다

나의 욕구를 표현하는데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을 가지는 주민들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이야기 하기 주저하고 그보다는 나는 그리 필요하지 않더라도 동네에 필요해 보이는 것을 마을 의제로 이야기한다

그러다보니 마을 의제가 실제도 실현되는지 확인하고 마을의제의 실현을 위해 직접 무언가를 더 노력해야 하는 과정에서는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마을 의제의 출발은 '나의 의제'로 부터 출발해야 한다

나의 욕구가 주변 사람들의 욕구와 연결되고 관계망의 욕구로 바뀔때 진정한 마을 의제가 나올수 있다

나에게서 관계망으로의 확장은 언제나 연습이 필요하다



정부 부처간의 다양한 주민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는 관과 주민을 연결하는 지원단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너무 많다

협동조합지원센터

마을기업지원센터

사회적기업지원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도시재생지원센터

공익센터

청년센터

사회혁신센터

일가정양립지원센터(가족친화마을만들기지원센터)

등등

기초광역까지 들어가면 더 많아진다.

센터 사업들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나 연계점이 많다.

마을 사업

혹은 커뮤니티비즈니스사업은 대부분의 지원센터에 포함되어 있다

정부 부처간의 연계도 어려워보이지만

이러한 지원센터간의 연계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자기들도 하지 못하는 협치를 국민들에게 요구하지 마라

센터를 통합하는 것은 이론과 달리 현실적(이 현실이 화가 나지만)으로 장단점이 있기에 무조건 합치라고 하지는 않더라도 밀접한 연계가 필요하다.(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임을 안다)

사업은 무수히 많지만 주민은 모르고 있는 이 현실은 주민이 문제가 아니다

사업이 무수히 많다고 마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원을 많이 한다고 지원하는 주체가 많다고 마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을은 살아가는 자의 몫이다

마을밖에서 마을을 해석하고 평가하고 재단하고 가르치려 하지 마라

마음껏 연습하고 마음껏 소리칠수 있는 공간과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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