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마을과 커뮤니티비즈니스
커뮤니티비즈니스 정의
(다음국어사전) 지역 주민들이 주민 자치로 지역의 자원을 이용하여, 지역의 당면 문제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해결하려는 사업
(Hayton,1984, 지역커뮤니티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만들기, 희망제작소 2013) 지역 커뮤니티가 주체가 되어 지역주민의 고용과 지역발전에 초점을 두고 운영하는 사업조직
소셜비즈니스 정의
(일본 소셜비즈니스 연구회, 희망제작소, 2011) 시민이 주체가 되어 사회적 과제를 비즈니스 원리와 사업성에 입각하여 풀어가는 활동
마을기업 정의
(다음국어사전)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서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
마을공동체기업 정의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마을공동체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하는 범용적 수단으로서, 주민의 욕구 및 지역문제 해결을 과업으로 하며, 마을주민의 자발성에 바탕을 둔 협동조합 원리의 사회적경제 조직
사회적경제는 다양한 정의만큼이나 다양하게 세분화 할수 있습니다.
오늘은 사회적경제를 크게 소셜비즈니스와 커뮤니티비즈니스로 나누어 보려 합니다.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한발 뒤로 빼자면
지금의 분류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분류이며 실제로는 하나의 사회적경제 단위는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두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전문가들의 견해도 이에 관해 다양하고, 유럽과 일본의 경우는 우리와 다른 토양의 결과물이므로 이를 그대로 적용 시키기도 어려울뿐더러 여기에서는 그렇게 복잡하게 글을 적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구분을 하는 것은 소셜비즈니스와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기보다 커뮤니티비즈니스의 특성을 고민하고 이를 통해 나중에 논의할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이나 생태계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입니다.
1) 생산과 소비의 기반을 어디에 둘것인가?
일반적으로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지역안에서의 물적 인적 지원을 기반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므로 생산의 기반과 소비의 기반을 모두 지역안에서 찾을수 있습니다.
생협,공동육아,마을카페,마을식당,마을도서관,마을빵집등과 같이 마을구성원들이 모여 마을안에서 생산과 소비를 만들어갑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을이라는 생산과 소비의 공간 어떻게 바라볼것인가?
마을에서 어떤 방법으로 커뮤니티비즈니스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낼것인가?
하지만 많은 커뮤니티비즈니스가 마을을 생산의 공간으로만 바라보거나 단순한 소비의 공간으로만 바라보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버리는 모습들을 많이 보입니다.
이러한 마을 공간에서의 커뮤니티비즈니스 아이덴티티를 앞으로 하나씩 정리해보려 합니다.
물론 생산과 소비의 공간을 분리한 형태의 커뮤니티비즈니스도 있습니다.
특산품이나 관광과 같이 지역에서 생산을 하고 지역밖에 소비를 만들어가는 방식들.....
문제는 우리나라에 소개된 외국의 예들이 대부분 이러한 것들 이다보니 마치 이러한 외적 발산이 커뮤니티비즈니스의 모든 것으로 오해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매출량과 고용인원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이고 누구와 함께 서 있는가입니다.
소셜비즈니스는 생산과 소비의 기반에 제약에 없는 편입니다.
생산은 지역적 기반을 가질수도 가지지 않을수도 있지만
소비는 지역보다 광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CB)와 소셜비즈니스(SB)
넓은 의미에서 CB를 SB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고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 명확한 구분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주로 일본에서 80년대 신자유주의 체계가 확립되고 거품붕괴에 다른 장기적 경기 침체와 공공서비스의 축소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도입되었던 것이 CB라면, 비영리민간단체나 시민단체등과 같은 NPO단체들이 시민사회의 지지기반이 줄어들면서 더 이상의 운영이 어렵게 되고 생존을 위해 비즈니스모델을 결합하면서 새로운 NPO활동의 전환모델로 운영하는 것을 SB로 보기도 합니다.
2) 수익
커뮤니티비즈니스와 소셜비즈니스를 구분해서 분석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커뮤니티비즈니스는 단체의 구성원이 직접 생산과 소비를 진행하는 공간의 성격상 약간의 적자(비즈니스를 접어야 할만큼의 적자가 아닌 경우)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새로운 일자리 충원이나 구성원 서비스 확대를 지향합니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공헌이 중요한 목적입니다.
(커뮤니비즈니스에서는 생산도 소비도 모두 내부 구성원이 진행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면에 소셜비즈니스에서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단체의 생존이 당면목표이고 생산하는 구성원과 소비하는 구성원이 분리되는 경향이 큰만큼 수익이 발생하고 적자를 보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을에는 '땅과사람이야기', '빅핸즈'라는 두개의 사회적경제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땅과 사람이야기는 안심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마을카페겸 생협매장으로 마을음악회,강연,영화,다양한 동아리 활동등등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사랑방, 마을커뮤니티 공간으로의 역활을 합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조합원들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얻는 효용(더 안전한 먹거리, 더 편안한 카페공간) 이상으로 동아리 활동에서 얻는 효용 + 음악회나 영화를 보면서 얻는 효용 + 아이를 함께 보거나 이용하면서 얻는 효용등등의 효용이 더해져서 더 커다란 총 효용을 구성하게 됩니다. 단순한 구매만으로 효용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이 카페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단순히 매장을 운영하는 원가와 인건비, 유지관리비 이외에 이러한 효용을 발생하기 위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수익과 적자를 수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역시 모두가 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며 이 마을사람들입니다.
이 경우 감당할수 있는 정도의 적자(별도의 내부 수입원 개발등으로 개체 가능한 적자)를 일반적인 회사의 회계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감당할수 있는 정도라는 기준과 그만큼 구성원들의 만족도,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가에 대해서 분명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또 하나의 카페인 빅핸즈는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소셜카페입니다.
(땅과 사람이야기를 커뮤니티카페라면 빅핸즈는 소셜카페라고 표현할수 있습니다.)
이곳은 에이즈감염인의 인식개선과 자활을 목적으로 설립운영되는 곳으로 이와 관련된 시민활동가분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주체는 주로 활동가분들이고 이 공간을 거점으로 다양한 기치실현 활동을 실천하고 계십니다. 이 카페의 주 이용 대상이 지역주민이기는 하지만 땅과 사람이야기와 달리 조합원으로써 자기 단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로써 이곳을 이용하고 있고 매출도 이 카페 공간보다는 외부 활동을 통해 더 많이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다양한 광역활동을 통해 매출도 일으키고 자신들의 가치도 확산시키는 아주 성공적인 운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셜비즈니스의 경우 생산자들이 소비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자의 활동의 결과물이 그대로 수익 구조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수익구조는 내부적으로 더 다양한 해석과 결과 평가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판단할수는 없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적자를 보아도 되고 소셜비즈니스는 적자를 보아서는 안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커뮤니티비즈니스에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일치하는 경우 수익에 대한 평가를 다르게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이에 대해서는 뒤에 조금 더 자세히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3) 가치
앞서 일본에서는 커뮤니티비즈니스가 공공서비스의 붕괴에 따른 주민 스스로의 욕구해결에서 출발하고
소셜비즈니스는 NPO활동의 한계에서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에서 출발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땅과 사람이야기라는 커뮤니티비즈니스가 가지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생협매장겸 마을카페이니 친환경먹거리, 자치적 주민양성 뭐 이런것으로 보아야 할까요?
안심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은 350여명
이들은 다양한 도시의 특성만큼이나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협 매장을 운영하지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릅니다.
친환경 인증을 절대적으로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증보다 농사를 짓는 농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먹거리 그 자체보다는 이곳의 사람들이 좋아 활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곳은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정해진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이야기 하고 공유하고 관계망이라는 틀안에서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안에서는 모든 구성원에게 통용되는 지향점이나 가치라는 것을 강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항상 합의가 가장 중요합니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다수결이 아니라 조금은 오답이 섞여질수도 있더라도 합의되는 과정을 중요시합니다.
대부분의 소샬비즈니스는 사회적 미션 완수이라는 목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미션을 정확히 분석하고 실행해 나간다는 것은 반대로 가치를 먼저 정하고 그 가치를 비지니스적으로 풀어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처음 시작할때 이러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가 공유되지 않는다면 난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소셜비즈니스에서는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올바른 진행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정해진 길이 아니라 그때그때 합의를 통해 항로를 변경해가며 움직이는 배와 같고 소셜비즈니스는 정확한 루트를 설정해서 과정을 밟아 나가는 기차와 같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4) 네크워크의 결속력
비교적 커뮤니티비즈니스조직의 결속력은 느슨한 편입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대부분의 커뮤니티가 그렇듯 삶의 다양한 연결고리를 가지기 때문에 하나의 사업으로만으로 연결된 관계망이 아닙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네트워크이지만 반면에 여러개의 네트워크가 결합된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기반이 강한 커뮤니티비즈니스의 경우 구성원이 한개가 아닌 여러개의 지역내 커뮤니티비즈니스모임에 가입된 경우가 많습니다. 한개의 네트워크에서 빠져 나간다해도 다른 네트워크는 남아 있기 때문에 이사를 가는등의 물리적 결별이 아닌 경우에는 전체 네트워크안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네트워크는 느슨하지만 여러개가 모여진 전체적으로는 강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마을공동체도 마을 도서관, 생협매장, 공동육아등등의 각각 네트워크는 느슨한 네트워크라 할 수 있지만 마을의 20여개 네트워크가 얼기설기 엉켜 있기 때문에 지역단위 로컬리티 관점에서는 강력한(솔직한 표현은 끈쩍끈쩍한) 네트워크일수도 있습니다.
지역성이 약한 소셜비즈니스의 경우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빠지면 관계망에서 빠지게 되기 때문에 조직내에서 네트워크 결속력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5) 비젼
목적이 명확해 보이는 소셜비즈니스에 비해 커뮤니티비즈니스의 목적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위에 명시한 커뮤니티비즈니스의 정의에 따르면 목적은 '지역문제의 지속가능한 해결'이 될것인데 야러분은 동의하시나요?
저는 여기서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정의를 조금 넓게 확대해보고자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사회적경제의 출발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개인의 욕구가 관계망의 욕구로 전환되고 이를 지역 관계망 속에서 자주적으로 지속가능한 형태로 해결해 나가는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두가지 의미에서 접근할수 있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개인의 존엄을 유지케 하는 커뮤니티사업이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수동적 소비자를 능동적 생산자로 전환시키는 커뮤니티사업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는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지역을 기반으로
'나' 주도적으로
관계망속에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연대활동으로
이를 유지하고 성장 시킬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어떤 이는 마을기업을 커뮤니티비즈니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의에서 보듯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지역(나와 관계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마을기업은 수익과 고용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매우 잘못된 수입의 오역과 활용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을공동체기업이라는 절충적 단어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마을을 바라보는 제도권의 시각이 얼마나 현장과 다른지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