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시작하기
관계망속에서 우리를 표현하기
협동조합 기본법 발의 이후 지난 6년동안 많은 커뮤니티비즈니스 활동이 세상에 선을 보였습니다.
기본법 발의 이전에도 꾸준히 만들어져 왔지만 협동조합 기본법 발의와 마을기업 지원정책은 확실히 그전과 다른 폭발적인 양적 확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양적성장이 질적성장으로 전환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판단을 쉽게 할수 없습니다.
마을기업에 대해서는 할 말이 정말 많아 목이 메일 정도입니다.
뭐 대부분은 불평-불만일겁니다...
마을기업의 목적이 무엇인가?
마을이 목적인가, 아니면 기업이 목적인가?
커뮤니티비즈니스 측면에서 바라보는 마을기업은 마을사람들이 스스로의 욕구를 마을 관계망속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여기에서 수익과 고용은 지속가능함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중 하나입니다.
수익과 고용이 목적이 되어버리고,
창업의 새로운 수단이 되어버리고,
마을은 적당히 좋은 단어로, 적당히 책임을 회피할 단어로 사용되는 지금
마을기업에 마을이 보이지 않고 마을기업에 마을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을기업들중에서도 가장 힘들어하는 업종은 카페와 식당입니다.
(최근에는 공방이 새로이 버티기 어려운 업종에 추가되고 있습니다.ㅠㅠ)
왜 특별히 이 두 업종이 더 힘들어 할까요?
너무 많아서,,,,,,, 너무 많아도 장사만 된다면야,,,,,,,,
가장 대중적인 업종이, 가장 유행되는 업종이 가장 힘들어 합니다.
몇몇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대부분 홍보, 마케팅에의 문제를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좋은 재료로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몰라준다.....
이렇게 좋은 마을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놨는데 사람들이 몰라준다.....
따라서 결론은 이 좋은 것을 홍보할 수단과 예산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홍보의 문제로 접근한다면 우리는 잘못 시작한 것입니다.
마을 기업이 아니라 브랜드 프렌차이즈를 했어야 합니다.
브랜드 프렌차이즈를 하는 이유가 창업의 용이성뿐 아니라 브랜드명이 가지는 파워, 그리고 홍보와 마케팅 때문입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를 일반 개인창업과 동일시하게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결코 이길 수 없는 공룔과의 전투를 시작한 것입니다.
결코 이길수 없는..... ㅠㅠ
커뮤니티비즈니스가 지역안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대기업이나 프렌차이즈를 따라 가는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지 않거나 하자 못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브랜딩 전략은 나중에 다루어 보고 여기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사업에서의 시작과 안정적 확장에 관해서만 조금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협동조합은 5인이상이면 설립 가능합니다.
이 말은 최소한 5인이상이 모여 공과를 함께 공유할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적 전체조건입니다.
하지만 실제에서는 열성적인 한두명에 이끌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함께 할 조합원을 늘리는 것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더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시작을 하십니다.
하지만 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협동조합을 발기하기전에 함께 한 조합원과 그 후에 들어온 조합원 사이에는 큰 권위와 역할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절대로 급하게 열어서는 안되는 것이 뜸이 들기전의 밥솥입니다.
솥 뚜껑을 열고 뜸을 들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부적으로
충분히 고민하고
충분히 공유하고
충분히 합의를 이루어
폭발하는 공통의 의지가 발산되어 구체화되는 것이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이 되어야 합니다.
한 두 사업의 의지로 이끌어 가는 사업은 그저 개인사업, 동업일 뿐입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은 동업보다도 훨씬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정반대로만 살아왔기 때문에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은 우리의 몸과 사고가 적응하고 익숙해 질수 있는 시간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우리는 효율-속도-경쟁을 절대법칙으로 배워왔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해석도 다르게 살아왔습니다.
수평적네트워크도, 열사람이 한걸음을 같이 가야 한다는 것도 들어만 보았지 체험한 적이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인지하고 자기 욕구와 의지를 관계망속에서 실현하는 것은 상상도 못해보았습니다.
단순한 개인사업이나 동업이라면 아이템이 제일 중요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현하려는 커뮤니티비즈니스에서의 아이템은 구성원들의 욕구들 중 하나를 형상화 한것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인 NPO 공익단체들에게는 사회적미션과 가치가 제일 중요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현하려는 커뮤니티비즈니스에서의 사회적 미션과 가치는 구성원들의 자기인지와 자기수요와 결합되지 않으면 그럴듯한 플랜카드속 구호일수도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절실한 필요입니다.
나의 필요가 다른 사람의 필요와 결합되고 다시 관계망의 필요와 결합되는 경험은 우리에게 새로운 충격이고 희망입니다.
나의 수요를 항상 나 혼자서 해결하던 우리에게
함께 공감하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 안에서 관계망이 만들어지고
그 곳에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은
절실함의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 이상이 될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나의 미션이 마을의 미션이 되고
나의 의지가 사회변화의 의지가 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내 아이를 하루종일 학원에만 보내고 싶지는 않다는 엄마의 마음이 혼자일때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지만
동네에서 그런 엄마들이 모이고 모여지면 품앗이 돌봄이 되고 마을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마을학교(방과후마을학교)를 고민하지 못해도 모여서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무언가 작은 것을 하다보면 혼자서는 결코 못할 일들이 함께 하는 사람들에 기대어 만들수 있습니다. (그것이 공부방이든, 품앗이 교육나눔터든, 방과후마을학교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형태가 아니라 모여서 서로의 수요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
모여서 자꾸 이야기하다보면 열기가 생깁니다.
내속에 들어 앉아 있던
애써 숨기거나 애쓰 누르고 있었던 열기가 비슷한 관심을 가진 이들속에서 스믈스믈 밖으로 나옵니다.
이 열기가 비슷한 관심을 가지는 관계망 속에서 점차 차 올라갑니다.
이 때 급한 사람 한두명이 뚜껑을 열려고 합니다.
참아야 합니다.
참기 어렵지만 참아야 합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모두가 열기를 함께 공유할수 있도록.....
혹은 열기에 놀라 더 많은 사람이 열기에 동참하도록.....
한두 달 먼저 뚜껑 연다고 사업이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설익은 밥을 먹는 것보다는 침을 꿀꺽 한번 삼키고 뜸 들기를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멋진 사업계획서를 들고 나타나면 사람이 모여들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누군가 이야기 합니다.
'내가 부산 어디에 가보니 이런 멋진 마을사업을 하고 있더라. 우리도 해 보자'
사람들은 이 말에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
.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냅니다.
그리고 검색을 합니다.
진짜 있는지, 어떤 곳인지,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곳인지,,,,,,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내가 관심 있는 부분이라면 동조를 합니다.
'한 번 우리도 고민해 볼까.....'
나와 별 상관이 없는 내용이라 생각이 들면
'잘 모르겠네,,,,,'
누군가는 이런 행동을 이기적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만 저는 이것이 당연한 일이고 이야기합니다.
눈치가 보여 어쩔수 없이 동조하는 분들은 그 일을 스스스의 의지로 계속 하시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정부도 중간 지원단체도 깊은 반성과 고민을 해야 합니다.
협동조합이 몇 개 만들었어졌는지.
마을기업이 몇 개 만들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 많은 실패는 새로운 성공을 담보 해 주지 못합니다.
수많은 실패는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관계망이 깨지고 일입니다.
개인의 재산은 복귀보다는 깨어진 관계의 복귀는 더욱 더 어렵습니다.
인큐베이팅을 더 강화해야 합니다.
준비단계에서 뜸이 충분히 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제도로써 설립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더 고민하고 논쟁해서 스스로 어렵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런 저런 교육으로 부르지 말고 직접 찾아가서 실제 내부 구성원들의 열기를 확인하고 이를 확산할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단기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100m 달리기가 아니기에 스타트에 목맬 필요도 없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뛰어난 지도자가 이끌고 가는 일사불란한 조직이 아닙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결과는 외부에서 평가될 수도 없고 되어져도 안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최대 적은 조급함이고
우리의 최대 착각은 '내가 아니면 안될것 같다'입니다.
적을 무찌를 여유로움이 우리의 최대 무기이고
착각을 무셔줄 관계망속에서의 연대가 우리의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