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우리를 더 자유럽게 하라.
마을만들기에 관한 지자체 행사를 가보면
시의원의 인사말이든, 지자체장의 인사말이든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공동체성의 회복', '공동체 정신 복원'
과연 마을이, 마을살이가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활동인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을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공동체 정신이나 공동체성을 중요하게 이야기 하거나 생각했던가?
마을살이를 하다보면 다양한 협동조합을 만들게 되고 혹은 협동조합 인가를 받지 않더라도 마을단체는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처럼 운영되기 때문에 협동이라는 단어가 종종 사용했던 것 같지만 공동체성 아니 공동체 정신은 왠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공동체성 회복이나
공동체정신 복원등의 문구에 쉽사리 고개를 끄떡이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전통적인 공동체와 지금의 마을공동체가 다르기 때문에 느끼는 거부감일지도 모릅니다.
전통적인 마을공동체는 정확한 지역적 구분과 그 지역적 구분안에 구분되어지는 인적 요소, 농사라는 중심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업무의 배분, 농사를 위한 협력적 시스템, 혈연-계급-연령에 따른 위계적 조직등으로 특징되어 집니다.
전통적 마을에서의 위계적 수직적 시스템은 정보의 제한에서 비롯됩니다.
과거의 정보는 책에서 얻거나 오랜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통한 정보의 유통은 글자를 익힐수 있는 상위 계급자에 의해서만 전달이 가능했고
오랜 경험을 통한 정보의 유통은 연령에 따른 위계적 구조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거주가 자유롭지 못하고 인력이 주요 생산수단인 전통적 농사에서는 인력을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 수직적인 관리시스템이 적합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대 도시에서의 지역사회(마을)는 전혀 다른 구조입니다.
직업도 다양하고
정보의 유통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거주의 이동도 매우 빈번하고 복잡하게 나타납니다.
동네에 누가 얼마나 살고 있는지 확실히 알 방법이 없습니다.
더 이상 위계적조직은 불가능해지고 한가지 목적이나 가치만를 주장 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마을만들기는, 지역공동체 활동은 전통의 복귀와는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마을만들기의 제도적 철학적 원리도 전통과는 다릅니다.
우리가 이야기 하는 마을공동체도 커뮤니티비즈니스도 모두 외국에서 수입된 제도입니다.
대부분이 유럽에서 출발해 일본을 거쳐 수입된 개념들 입니다.
(엄밀히 말해 유럽도 영국에서 독일을 거쳐 일본으로 넘어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오랜시간동안 다양하게 실패를 딛고 현장에 맞게 해석되어 왔던 지역 커뮤니티 사업을 우리는 제도를 수입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철학이 빠져버린 기이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공동체나 사회에 대해서도 동양과 서양은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서양의 개인주의에 관계적인 인간의 모습을 추가함으로써 관계중심의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전체주의적 시각, 집단주의적 시각이 강합니다.
대부분의 권력은 중앙에 집중돠어 있고
일부 이전된 지방의 권력조차 주민이 아닌 지방정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개인은 지역 사회의 이익을 위해, 국가 사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의식도 사회 저변에 팽배합니다.
개인의 이익을 증가해 사회 전체의 이익을 늘이는 것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늘이면 각 개인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논리도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보수진영뿐 아니라 진보진영에서도 비슷하게 되폴이 됩니다.
개인의 가치와 미션보다는 사회적 가치와 사회적 미션을 강조합니다.
사회적 가치,
공익,
누가 만들고 정의한 가치이고 이익일까요?
개인의 가치와 미션이 구성원들의 공감과 합의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미션이 되는 것입니다.
개인의 가치와 미션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미션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 합니다.
국가의 발전을 위해 개인은 힘들어도 열심히 일해라 라고 했던 과거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개인은 봉사하고 열심히 실천해라 하고 하는 현재가 어떻게 다른지.....
과거의 논리나 지금의 논리나
그 안에 국가나 사회가 있을뿐 구성원 개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을을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가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다양성을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가 마을에서 주민자치와 민주주의를 이야기 하는 것은,
마을이 집단 하나의 모습이 아니라 개인 하나하나의 표정이 공존하는,
그래서 쉽게 설명할 수도 단정할 수도 없는 공간이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있어 공동체는 복원이나 회복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공동체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혼자서 살아가기 어렵고 힘들기에
관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버텨보려 합니다.
과거의 공동체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공동체라는 것이 다시 우리를 지배하고 강제할 기재라면 언제든 공동체 역시 부셔야 할 대상이 됩니다.
우리가 관계를 만드는 것은 우리를 더 자유롭게 하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개인이 자유로워 진다고 해서 사회적 가치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더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개인이 더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고 해서 사회적 미션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더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사회적 미션이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나로부터 출발한 공동체를
우리로부터 출발한 커뮤니티비즈니가 가득한 세상을 꿈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