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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공유의 플렛폼을 지배하자.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마을은 가장 이상적인 공유의 플렛폼이다.

by 씩씩한 종윤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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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관련 미국과 유럽의 소송과 판결 일지


@ 2015년 6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 노동위원회

= 우버 운전자를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피고용인으로 봐야 한다.

@ 2016년 10월 29일 영국 런던 중앙노동법원

= 2명의 운전자가 우버를 상대로 제소한 사건에 대해 이들은 우버의 피고용인 신분이며 따라서 유급 휴가와 병가, 최저 임금을 보장받을 자격이 있다.
@ 2017년 11월 10일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판결

@ 2017년 12월 20일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

= 우버가 운영하는 개인과 비전문 운전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는 운송 서비스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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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에어앤비로 대표되는 공유 경제는 이제 유행이 아니라 대세라고 불려도 손색없을만큼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미국에서는 새로운 공유관련 스타트업 기업이 매일 등장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자국내 공유경제가 매년 최고 40%의 성장률이 지속되고 2025년까지 국가 GDP의 약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들은 공유도시를 선언하고

카세어링, 공간세어링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시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유가 장악하는 세상이 우리에게 행복한 세상이라 말할수 있을까요?


미국과 서구사회에서는 공유산업의 노동 문제가 대두되고

중국에서는 산더미 같이 폐기처리되는 공유자전거 논란과 같은 자원손실의 문제가 대두됩니다.



영국에서는 우버와 같은 시기에 음식배달 대행업체인 딜리버루도 같은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딜리버루는 우버와 에어앤비등의 공유기업을 모델로 삼은 업체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과 식당에 가까이 있는 배달원이 주문을 선택해 배달하는 방식입니다. 영국독립노동자연합은 최저임금과 휴가급여등 배달원의 노동자로서 권리보장과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했으나 영국의 중앙중재위원회(단체교섭권감독기관)는 딜리버루의 배달원은 자영자업자라고 판단했습니다. 딜리버루의 배달원들은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직접 자기 노동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종속된 계액관계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같은 공유기업이라도 계약관계가 어떠한지에 따라 노동자로 자영업자로 판단되어지고 있습니다.



공유의 다양한 측면을 다 논할수는 없고 여기에서는 플렛폼으로서의 공유시스템 측면에서 커뮤니티비즈니스와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

공유 플렛폼에서 먼저 고민될 부분은 플렛폼의 주인이 누구인지입니다.


공유산업의 또 다른 유형인 카셰어링...

카셰어링은 스위스 루체른의 작은 마을에서 차가 필요하지만 차를 살 돈은 없는 사람들 58명이 모여 차량 6대를 공동으로 구매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들은 이 6대의 차량을 지정된 주차장에 놓고 필요할 때 예약을 통해 이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1997년에 시작된 이 작은 운동이 10년후에는 스위스 전체인구의 1%가 참여하는 사업이 되었습니다. 즉 커셰어링의 시작은 사업이 아니라 지역커뮤니티 운동이었습니다. 지역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 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공동구매를 통해 차를 마련하고 시간단위로 공유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커뮤니티의 자발적인 운동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렌터카와 조금 방향성이 다를 뿐인 신규 자동차 대여 사업으로서 시작되었습니다. 회원제 초단기 렌터가라고 할까,,,,,

공유에서 중요한 것은 공유를 이용하는 소비자만이 아니라 그 공유를 누가 소유하고 왜 공유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앞서 우버의 문제처럼 결국 우버라는 공유시스템의 주인이 자본이고 기업이고 개별 운전자는 그 시스템에 철저히 종속된 존재일때 우리에게 공유는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 윈도우보다 리눅스에 열광하고 현재에는 블럭체인 기술에 열광하는 것은 그것이 오픈된 광장이고 누군가가 장악할 수 없는 소유권이 셀 수 없이 나누어져 있는 혹은 공유된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공유에서 이것을 보았고 희망했지만 현실의 공유시스템 속에서 개인은 하나의 부속이자 단순 이용자로 한정되어지는 모습이 많이 나타납니다.


공유의 플렛폼을 우리가 소유해 볼 수 없을까?

그 시작은 바로 지역에서, 지역 커뮤니티에서 시작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공유라는 것이 그렇게 거창하고 엄청난 기술과 자본을 필요로 하는 하이테크 산업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품앗이를 하며 서로의 노동력을 공유했고

어린시절의 우리는 학급 비품을 마련해서 학급 친구들이 같이 사용했고,

마을잔치라는 플렛폼에 각자 준비한 음식을 펼쳐 공유를 실천해 왔습니다.


경기도 시흥의 동네 관리소에는 공구대여를 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동네 관리소에 다양한 공구를 준비해 두었다가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공구를 대여해 주는 사업을 합니다. 평상시에는 쓸 일 없어 굴러다니다가도 한 번씩은 꼭 필요한 공구와 같은 것을 함께 구매해서 함께 사용합니다.

지역밀착형 공유시스템의 첫 걸음입니다.


사실 마을에서의 공유는 그렇게 거창하거나 기술적이지 않습니다

5년전에 방과후마을학교를 협동조합으로 시작하면서 공사비를 아껴보겠다고 아빠들이 담장과 대문등등의 목공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나무만 있으면 뭐하나? 톱과 망치뿐인걸,,,,,

그래서 각도가 조절되게 재단할 수 있는 나무재단기를 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목수도 아닌 아빠들이 재단기를 사봐야 쓸 일이 1년에 한 두 번이라도 있을까?

하지만 마을 전체라면 이런저런 수리가 더 있을 수 있고 재단기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 동네 전체에 공지를 올려 펀딩을 하기로 합니다.

30만원 목표 펀당

선착순 30명만 참여가 가능한 만원짜리 선착순 펀딩

한 번 사두면 마을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재단기 구매용 펀딩,

펀딩 공지후 불과 몇시간만에 30명의 펀딩은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을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무재단기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 다음에는 여름에 놀러갈 때 사용할 천막을 펀딩으로 샀습니다.

기존에도 한 두 단체에 3m*6m짜리 천막은 있었지만 너무 무겁고 승용차에는 실리지 않아 쉽게 이동이 가능한 3m*3m짜리를 몇개 사기로 했습니다.

20만원 목표 판딩

선착순 20명만 참여가 가능한 만원짜리 펀딩.

마을에는 누구나 빌려 쓸 수 있는 3m*3m짜리 천막이 몇개 생겼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이들과 철새 관찰을 하거나 별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을 펀딩으로 샀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빠들이 모여 소액펀딩에 자원봉사를 곁들여 마을 아이들이 쓸 수 있는 얼음썰매를 50개 만들었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겨울이면 누구나 빌려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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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재단기도,

망원경도,

천막도,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한 번 씩은 필요한 물건을 만원씩 모아 샀습니다

마을의 공유재산으로.....


이런 실험을 몇번 하더니만 결국은 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 땅고 사고 건물도 올렸습니다

거의 빚 투성이 건물이지만,

마을의 여러단체(특히 발달장애단체)들이 이사 걱정없이 살아갈수 있는 영구 터전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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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올리고 조금 잠잠하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차를 샀습니다

마을의 발달장애어린이집에 사용되는 등하원용 차...

사실 어린이집 차는 마을행사에도 곧잘 쓰입니다.

사실 마을 여러 단체가 보유한 차량들은 마을의 이런저런 행사에 다양하게 쓸곳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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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펀딩은 좀 오래 걸릴수도 있겠구나 했건만,,,,,

한달만에 차를 샀다며 마을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실 건물이나 차는 앞선 아빠들의 펀딩과는 달리 명확한 주체도 있고 실제 이용하는 분들의 보탬이 컸습니다.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한 각 단체들의 의지나

안전을 위해 어린이집 차를 바꾸어야 한다는 어린이집 부모님등의 욕구,,,,,

하지만 이런 펀딩이나 공유에 마을사람들이 어색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참여하는 것이 진짜 중요한 측면입니다.

어찌보면 공유는 일상이고 습관일때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인가요?

여러분이 꿈꾸는 여러분의 삶의 모습은, 여러분의 관계망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혼자서는 버틸수 없기에

우리에게 관계망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는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자산입니다.

공유의 시작은 우리의 과거에서도 현재에서도

그리고 카셰어링의 시작에서 보듯이 해외의 다양한 사례에서도

지역커뮤니티의 관계망속 사업에서부터였습니다.

우리 지역이 공유 플렛폼의 현장이고

우리 관계망의 사람들이 공유 플렛폼의 주인입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으로 채워지는 공유 플렛폼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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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공유의 플렛폼을 만들어 간다면

공유가 더 따뜻해지고

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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