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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씩씩한 종윤아빠 Feb 22. 2018

24. 우리의 언어로 프레임을 만들자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프레임 효과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쓴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부제-진보와 보수, 문제는 프레임이다)에서 저자는 상대방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마' 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는 코끼리를 떠 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단어에 상응하는 생각의 틀을 불러 일으키고 개인의 경험에 따라 수정 보완되면서 견고한 자신만의 형태를 가지게 됩니다.


이 책(코끼리를 생각하지마)에서는 세금구제(Tex Relife)라는 프레임을 통해 어떻게 미국의 보수정치가 진보정치를 프레임 전쟁에서 앞서는지 보여줍니다. 공화당은 세금 인하를 세금 구제라는 용어로 바꾸어 반복 사용함으로써 사실상 부자감세이고 상대적으로 빈곤층의 과세부담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을 포함한 대수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었습니다. 구제라는 용어는 고통스러운 것을 구해주는 구세주나 영웅의 이미지를 떠 올리게 합니다. 세금과 구제라는 용어를 결합해 사용함으로써 세금을 없애거나 낮추는 사람은 영웅이고 세금 인하를 방해하는 사람은 악당으로 프레임을 이끌고 갑니다. 따라서 비록 그 법안이 부자들만의  감세일지라도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법안으로 탈바꿈하고 이 법안을 문제삼는 민주당은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프레임 전략은 마케팅이나 정치현상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김영란법'을 프레임 전략의 기준에서 바라본다면,

김영란법의 원래 명칭은 '부정청탁및 금품수수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약칭 청탁금지법)입니다.

하지만 언론 어디에서도 김영란법이라고 하지 청탁금지법이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청탁금지법이라고 하면 '청탁금지'가 올바르고 맞다는 인지를 금세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나 개정 요구를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김영란법이라는 용어는 가치를 지향하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대로 부정적인 기사를 자유롭게 만들어 낼수 있습니다. 


우리도 얼마나 많은 프레임에 종속되어 끌려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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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프레임의 효과를 경제학(행동경제학)에서는 이성적 선택과는 다른 방식에서의 인지적 선택으로 설명합니다.  



(아모스 트버스키와 다니엘 카너먼의 연구)

아시아의 질병에 관련된 문제에서 "미국에서 흔하지 않은 아시아의 질병이 발병된다면 600명이 죽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이 제안 되었다. 이 방법이 가져다줄 결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확한 것이 어떤 것인지 예상해 보시요."

프로그램 A: 200명을 구할 수 있다.

프로그램 B: 600명 중 3분의 1의 확률로 모두를 구할 수 있다. 그리고 3분의 2의 확률로 아무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72퍼센트의 응답자가 A를 선호하였고 28퍼센트는 B를 선호하였다.


프로그램 C: 400명이 죽을 것이다.

프로그램 D: 3분의 1의 확률로 아무도 죽지 않을 것이고 3분의 2의 확률로 모두 죽을 것이다.

-->78퍼센트의 응답자가 D를 선호하였고 22퍼센트는 C를 선호하였다.

                                                            - 사람은 왜 대충 합리적인가. 조준현 .을유문화사. 2013 -



같은 질문이지만 프레임이 달라짐에 따라 답변도 달라졌습니다.

첫번째 질문에서는 200명을 확실히 살리는 치료법이라고 제시한 반면에 두번째 질문에서는 400명을 확실히 죽이는 치료법이라고 했기 때문에 동일한 내용임에도 긍정적인 대안을 선택하려 합니다.

긍정적인 프레임에서는 확실한 쪽으로 안정성을 추구하고

부정적인 프레임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 위험성을 감수하려는 경향(손실 회피 편향)을 보이는 것을 프레임 효과(Frame Effect)라고 합니다.


왠지 정치적 용어이거나 마케팅 용어 같아 보이는 Frame(틀)은 우리가 지향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에서도 매우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프레임은 우리 일상 곳곳에서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행동을 통제해 왔습니다.

TV에서 나오는 광고문구 하나하나도 이러한 프레임 전략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어떠할까요?

전 세계 유기농업의 대부분은 거대 자본이 지배하고

대형 마트에도 로컬푸드 코너가 있고

친환경 유기농 매장도 브랜드 프렌차이즈로 운영되는 시기입니다.

시장이 만든 건강, 먹거리의 프레임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프레임 전쟁에서 선점이 중요한 것은 프레임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프레임의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것도 먼저 프레임을 장악하면 상대편은 그것을 해명하려고 하는 순간 이 프레임 속에 들어와 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실을 이야기 해도 그것이 그 프레임안에서는 진실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선거판에서 네거티브 공세에 열심히 해명하고 사실을 알리는 쪽은 손해보고 같이 맞불로 네거티브 하는 쪽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덜 보는 것도 프레임 전쟁에서의 선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똑같은 조건에서의 시장경제와 프레임 전쟁을 해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시장의 비즈니스와 우리의 커뮤니티비즈니스는 다르게 접근하고 부딪쳐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시장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속에 들어가 열심히 해명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농산물의 예를 들어본다면 시장의 농산물보다 우리가 얼마나 좋은지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 보다는 우리의 프레임을 만들고 우리의 기준에서 시장의 상품이 비교당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만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프레임은 함축적이고 긍정적이고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들의 프레임이 아니라 우리의 프레임에서 경쟁해야 합니다.

시장이 친환경-건강-고급포장의 프레임을 가진다면 우리는 농민과의 직거래-현장방문과 체험-나눔등의 프레임을 이야기 해 볼 수 있습니다.

마을카페도

시장이 가격-품질-인테리어에 프레임을 맞춘다면 우리는 동아리 공간-문화센터-프리키즈존등의 프레임을 이야기 해 볼 수 있습니다.

마을식당도 마을도서관도 마을서점도 시장의 프레임이 아닌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우리가 필요한 영역에서 우리만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모스 트버스키와 다니엘 카너먼의 연구에서와 같이 동일한 만족도라도 우리는 긍정적인 프레임에서의 선택을 선호합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이라면 사용기나 체험기등을 최대한 많이 생산해서 유통하는 것이 좋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업이라면 마지막에 평가서를 작성하거나 개인적인 소감을 많이 생산해 확산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평가나 소감글은 개선과 차후 사업을 위해서도 중요한 자료이지만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평가나 후기에 점수가 후한 편이기 때문에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확산 시키면 긍정적인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갈 수 있습니다. 다양한 sns와 웹, 지면등등을 통해 참여자가 직접 긍정적인 프레임을 확산 시키는 것이 매우 효과가 높은 홍보방법인 것도 이러한 프레임 전략을 근거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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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표현하는 것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결코 같을 수 없습니다.

사실을 표현하더라도 어떤 프레임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선택과 직접적인 실행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프레임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비율, 단위를 바꾸는 것도 프레임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쌀을 도정하고 1kg 단위로 판매를 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과 같은 과일을 판매시 두 가족이 함께 한 박스를 사면 10% 할인해 준다던가, 

더치 원액도 일회용, 4인용등으로 판매 할 수도 있습니다.

(포장 사이즈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토리를 넣어 다변화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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