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마을공동체 인구분석
마을공동체 바람이 분지 이제 10여년
전국에는 많은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지금도 새롭게 조직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공동체들을(특히 도시를 기반으로 하면서 5년 이상 활동하는 마을공동체) 다녀보면 인구구성에 두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1980년생이후 출생자중 마을활동에 적극적인 비율이 그 이전 세대에 비해 확연히 적습니다. IMF를 청소년기에 겪은 세대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대학에서의 생활이 전쟁터가 되어버린 시기, 이 세대는 매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를 잘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대로 직접 실천하는데 있어서는 선 듯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경험의 문제입니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이나 초등 방과후 마을학교에 많은 부모님들이 상담을 오십니다. 우리 아이도 이렇게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키우고 싶다고 상담을 하시지만 대부분 그냥 발길을 돌립니다. 아이를 이곳에 보내는 것은 옳다고 인정하지만 협동조합, 특히 교육협동조합의 특성상 부모님들이 운영을 하고 운영을 위해 거의 매주 회의를 하고 역할을 나누는 것이 어려워서입니다. 소비자로써 서비스만 받고 싶은데 직접 실천하고 직접 생산하는 것은 머리가 인정해도 몸이 너무 어색하고 따라주지 않습니다.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마을공동체를 하고 소비자협동조합을 하는 이유는 현명한 소비자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삶의 생산자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산자로써의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이 첫 번째 괴리를 메꾸는 길입니다.
텃밭을 하고
아나바다를 하고
음악회를 하고
다양한 동아리를 하고
이러한 다양한 접점속에서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작은 실천이 시작되어야 그 다음의 더 큰 실천이 가능합니다.
텃밭활동은 어르신 세대가 가장 쉽게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나바다는 젊은 엄마들이 가장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생협에서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은 친환경-유기농-생태운동등의 무거운 키워드가 아니라 자기 욕구 해결이라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입니다.
텃밭을 통해, 아나바다를 통해, 동아리를 통해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 관계안에서의 작은 결과물들이 더 큰 가치의 실천을 가능케 합니다.
두 번째 특징은 마치 ‘아마조네스’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하는 마을들을 만날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 한것과 같이 처음 만들었을때는 엄마와 아빠가 같이 만들었지만 실제 운영을 하는 엄마들만 남고 역할을 가지지 못한 아빠들은 마을에서 점차 보이질 않습니다.
대부분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회의에 아빠들의 참여를 독려합니다. 하지만 이런 회의로 갈등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갈등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정확한 목표와 방향이 있는 회사와 같은 조직은 위계적으로 목적을 행한 최단거리를 향해 달려가기 때문에 특별히 남녀 간의 갈등이 또렷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을은 다릅니다. 마을은 목적지향적인 조직이 아닌 관계지향적인 조직이라 다양한 시선에서 시간을 가지고 수평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더 많은 갈등 요소를 가집니다. 특히 아빠들과 엄마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자체가 다릅니다. 아빠들은 대부분 회의에 와서 같이 토론을 하며 진행하기를 바라지만 엄마들의 대부분 회의 전에 엄마들의 다양한 사적네트워크(카톡,밴드,소규모대화모임)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빠들은 모르는 네트워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같이 논의하는 공론장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공간입니다.
안심마을에서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아빠들의 마을살이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처음 마을도서관을 만들고 마을까페를 만들때는 다 아빠들이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실제 아빠들의 노동력을 많이 투입하긴 했습니다.) 실제 운영에서, 정보에서 밀려 역할을 찾지 못하던 아빠들이 아빠들끼리의 공동체를 위해 모여 고민하다 ‘그럼 우리가 좋아하는거 해보자’라는 의견에서 출발해 마을 당구모임을 만듭니다.
월요일마다 당구치는 모임 ‘월당회’
하지만 엄마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마을일 하느라 힘든 엄마들은 도와주지 않고 대놓고 늦게까지 당구치고 술마시며 논다고....
이번에는 아빠들이 더 나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낚시 모임을 결성합니다.
‘돔돔돔’
돔 이외에는 놔주는, 그래서 돔만 잡겠다는 고급진 바다 낚시모임.
엄마들의 반대가 이번에는 더 커집니다.
일도 안도와주고 당구를 치더니만 이제는 낚시한다고 외박까지 한다고,,,
강격한 엄마들의 저항에 아빠들이 위기를 느끼고 다시 모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아제어디가’
주말이면 아이들이 아빠와 놀자고 아빠만 처다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빠들에게 아이와 노는건 일하는 것보다 더 힘든일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모여서 놀면 자기들끼리 노느라 아빠를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갑니다. 봄 가을이면 근처 소풍, 여름에는 강가에 물놀이, 겨울에는 얼음 썰매타기, 특별할 것 없는 나들이지만 아이들은 도착해서 집에 갈 때까지 아빠를 찾지 않습니다. 거기에 엄마가 평소에 잘 못먹게 하는 컵라면까지 주면 더 좋아라 아빠를 찾지 않습니다. 아빠들끼리 수다도 떨고 돌아가며 아이들도 보고,,,, 그리고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이야기 합니다.
‘오늘 하루 열심히 아이랑 놀았으니 아빠들과 뒷풀이를 해야해.
다음달에 어디갈지도 정하고,,,’
엄마들이 제일 좋아하는 주말은
아빠도 없고,
아이도 없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엄마들은 아빠들에게 뒷풀이를 흔케이 허락합니다.
1년에 한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아제와 1박2일’을 떠납니다.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합니다.
물론 그리고 엄마들과 협상을 합니다.
동네 아빠들이 우리 아이들과 동네를 위해 1박 워크샵을 다녀와야 한다고,,,,,
그렇게 ‘아제만 어디가‘ 라는 아빠들만의 1박2일 MT를 매년 겨울에 다녀오고 있습니다.
일종의 윈윈입니다.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그리고 아이들끼리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니 아이들에게도,,,,,
같이 하는 것도 좋지만 엄마들은 엄마들이 잘하고 하고 싶은 것을, 아빠들은 아빠들이 잘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더 잘하고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가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제 어디가를 시작으로 마을문화공작소 와글(마을음악회를 주관하는 마을문화단체)을 만들어 아빠들이 주도하고 주관하는 행사를 꾸려봅니다. 아이들이 커져서 소풍에 참여하지 않게 되지 더 큰 아이들을 위해 방학때 아빠 인문학이라는 프로그램을 아빠들이 만들어 봅니다.
각자 주제를 정해서 시간표를 올려두면 동네 아이들이 신청하는 계절학기.
인문지리
컴퓨터해부하기
별자리 찾기
바둑
현악기
심리학
다양한 주제로 강좌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폐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폐강을 되는 수모를 겪지 않으려 아빠들이 열심히 준비를 합니다.
함께 하는 것만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함께 풀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엄마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에 의존하지 않고,
아빠들끼리 꿈꾸어 보는 것.
그것이 안심마을에서 아빠가 살아가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