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우리의 진짜이야기를 들려줘.
공무원교육을 진행할때면 아이스브레이킹 프로그램으로 교육 대상자들에게 포스트잇을 나누어주고
'질문에 답을 5초안에 적으세요' 등의 요구를 한다.
지금 제일 먹고 싶은 음식
올해 가장 인상깊은 영화 등등
어느해는 교육대상자들에게 '주민'하면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라고 했는데 가장 많은 단어는 민원(인)이었다.
민원인,
듣기에 따라서는 불편해보일수 있는 단어이지만 사실 주민이 자기 불편사항을 이야기하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불편을 겪는 다른 사람들까지 고려한다면)이기에 민원인은 불편할것이 없는 단어이기도 하다.
다만 민원이라는 것이 한번 이야기해서 해결되지 않거나 정확한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두번 세번 민원을 제기 하게 되면 주민 입장에서는 불편해진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민원이 아닌데 반복적인 민원은 사익을 바라는 것 처럼 비추어지기도 하고 피드백이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 벽에 다가 고함치는 모양새가 되기도 한다.
이렇때면 불쑥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예산에 대한 권한이 있었으면 ,,,,,,,,,,,,,
과거의 복지정책의 핵심은 일단 숨쉬게 하는 생존의 정책이었다. 일반 국민은 물론 장애인이나 어르신이나 일단 생명을 유지시키는것이 우선 명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숨만 쉬면 사람들이 만족할까?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재미있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다.
이제는 생존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이 정책의 우선 명제이다.
과거의 주민 정책은 철저히 공급자 중심이었다
훌륭한 정치가나 공무원은 자기 동네에 예산 많이 따오는 사람이었다.
워낙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대였기에 종류가 뭐든 간에 많이만 주면 좋은 것이었다.
쌀이든 된장이든 많이만 주면 다들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아무거나 주면 좋아하는가?
어릴적 아이스크림이라면 뭐든지 좋아했다.
종류가 뭐든 누가 준다면 감사히 먹었다.
요즘 아이들에게 똑같은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누어주면 다 감사하다며 잘 먹을까?
다들 비슷한 예상이 될 것이다.
난 이거 더 좋아하는데,,,,
난 이 종류 아이스크림은 별론데,,,,,
사주고도 별로 좋은 소리 듣지 못하는 것이 요즘이다.
어릴적 중국집에 가면 빨리 음식이 나오게 하려고 '자장면 통일', '짬뽕 통일' 이런 단어들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도 이런 용어가 사용될까?
더 이상 '통일'은 없다.
심지어는 자기 스스로도 통일이 안되어 짬짜면, 우짜면과 같은 메뉴가 생기지 않았던가?
사실 어릴적 중국집에서 메뉴를 정할때 중요한것은 자장면, 짬뽕이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꼽배기'
자장면이든 짬뽕이든 꼽배기로 주문할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메뉴였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종류가 아니라 양이었다.
양의 우리의 기준이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단순한 양이 아니라 내가 만족할수 있는 선택이다.
무조건 많이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것을 받아야 만족이 된다.
양이 중요하던 시기에는 정책의 주도권이 공급자에게 있다.
어떤 방법이든 어떤 종류든 많이 배분히고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급자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 만족하는 시대에선 더이상 공급자가 주도권을 장악할수 없다
공급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세분화되어지지만 공급자는 결코 따라갈수가 없는 시대로 진입했다.
이제 주도권은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있다.
서울에서 혹은 세종시에서 우리 동네 사정을 알수 있을까?
아니면 광역시청 공무원이 우리 동네 사정을 알수 있을까?
시마다 상황이 다르고 같은 시라도 구마다 사정이 다르고
같은 구라도 동마다 사정이 다르다.
각각의 사정에 맞추어 예산이 세밀하게 조정되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자장면 짬뽕처럼,
나도 내가 뭐가 당장 필요한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무엇이 당장 필요한지 정확히 모르는데
저 위에 맍아 계신 분들이 어찌 정확히 알겠는가?
그래서 이제는 이야기해야 한다
누가?
바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이.
따라서 과거에는 수동적이었던 주민의 역할이 바뀌고 있고 더 바뀌어져야 한다
능동적이고 자립적이고 자조적으로,,,,,
저번달에 KT지역본부에 계신분께 들은 이야기다.
KT가 올해 초 경북에서 지역사업 공모를 해서 청도군의 한 지역이 선정되었다
문제는 선정된 곳이 신청한 지역들중 계획서와 내용이 가장 부실한 곳이었고 KT실무자들은 사실 탈락을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심사하는 자리에서 다른 지역들은 공무원이나 교수님이 멋진 PPT자료로 설명하는 것과 달리 청도군은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 나와서 발표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심사 결과는 주민이 발표한 청도군이 결정되었다.
나 역시 이런 저런 공모사업 심사에 참여를 하고 있다.
게획서를 보면 누구나 안다.
누가 썼는 건지,
주민이 썼는 건지, 공무원이 썼는 건지, 복지사가 썼는 건지.
아무리 하얀종이에 컴퓨터로 작업을 해서 출력해 놓아도 주민이 적은 계획서는 다르다
그냥 구수하고 정겨운 남새가 난다.
이는 사용하는 단어가 달라서이다.
행정의 용어가 아닌 우리의 일상 용어가 중간중간 들어있는 주민의 계획서에 더 관심을 가고 더 점수를 주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계획서가 부족한 것은 채우면 된다.
항목이 잘못되고 계산이 틀린 것은 수정하면 된다.
하지만 주민의 필요성은, 주민의 의지는 채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주민의 의제가 주민의 목소리로 나오는 것에 우리는 한정된 예산에 우선권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제는 전문가보다 주민이 더 앞에 나서야 한다
전문가의 전문적 용어보다 주민의 현실용어가 더 와닫고,
전문가의 전문적 견해보다는 주민의 현실적 필요성과 의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전문가가 주도하고 주민이 보조하던 시대에서
주민이 주도하고 전문가가 보조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한다
과거에는 공무원들이
자기들의 시선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로, 자신들의 언어로 마을계획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의 시선에서, 우리의 목소리로, 우리의 언어로 우리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고,
너무도 부족한 시대였기에 과거에는 그러한 방법들이 맞기도 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욕구를 이야기해줄수 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 특히 우리는 우리의 언어에 대해 더 자신을 가져야한다. 의제 계획서를 주민들과 함께 작성해보면 많은 이들이 부끄러워 한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 내가 적고 있는 글에 대해,,,,,
이는 우리의 언어와 행정의 언어사이에 간극이 있고 행정의 언어는 맞고 우리의 언어는 틀리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공적영역인 의제 계획서는 행정의 언어로 써야 하는데 이를 잘 모르니 부끄럽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올초에 청송에서 어르신들과 8주짜리 워크숍을 진행했다
어르신들과 다양한 기재를 통해 자기들의 욕구와 마을의 의제를 풀어내어보는 프로젝트였다
마지막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한 어르신에서 물어보았다
'어르신 지금 뭐가 제일 불편하세요?'
'요즘 근력이 딸려서 근력운동이 필요한것 같아'
'근력문동을 위해서 뭐가 필요할까요?'
'운동기구가 경로당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필요한 운동기구를 마련해달라고 계획서를 적어보세요'
이렇게 이야기를 마무리했는데, 어르신이 조금 적다가 더 적지를 못하시고 저를 불렀다
'운동기구 이름을 모르겠어?'
'어떤건데요?'
'왜 있잖아, 팔로 이렇게 잡고 다리로 돌리는거,,,,'
제가 이해하기에는 앉아서 타는 사이클 같았지만 저도 정확한 이름을 몰라서,,, 결국 말씀 드렸다
'어르신, 그냥 그대로 적으세요, 필로이렇게 잡고 다리로 돌리는거, 그리고 그 옆에 어르신 전화번호를 적으세요. 잘모르겠으면 어르신에게 전화하겠지요. 우리가 개떡같이 이야기해도 상대방이 찰떡같이 들어 줘야죠.'
우리가 행정의 언어를 다 활용할수는 없다. 우리의 언어를 행정의 언어로 바꾸는 것은 행정의 몫, 혹은 행정과 협의할 영역이지 주민이 모두 책임질 영역은 아니다. 그러니 부끄러워 말자, 우리의 언어를,,,,,
우리의 시선에서 우리의 목소리로 우리의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 진짜 우리의 이야기, 진짜 우리가 행복해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해본 경함이 없다.
진짜 마음속 갚이 숨겨진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의 언어로 표현해본 경험이.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안의 우리 시선을 찾아내고
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세상을 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목소리를 이야기하는,,,,,
우리의 진짜 이야기.
진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우리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