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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유는 없다.

by 당근씨 Mar 13. 2025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침에 눈을 뜨기 싫다. 


억지로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그래도 몸이 고꾸라진다.

잠이 더 고프다기보다는 나에게 기어이 찾아온 하루를 저항하는 몸부림이다. 

일어나기 싫어서 눈이 뜨기 싫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렇게 최대한 버티고 버티다 나 자신을 소몰이하듯 욕실까지 간다. 

찬물로 세수를 한다. 잠을 몰아내는데 직방이었던 방법도 요즘엔 통하지 않는다. 


이 시간이 지나면 그나마 내가 싫어하지 않는 시간이 찾아온다.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아도 되는 오롯이 나만이 존재하는 공간. 

출근길 차안. 퇴근길 차안. 


요즘엔 라디오도 듣기 싫다. 노래도 듣기 싫다. 사람목소리가 싫다. 

나와 관련없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꼴도 보기 싫다. 


이건 심각한 문제 아닐까.

나의 가족들마저 이렇게 싫어지면 어떻게 하나.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나의 이런 우울과 무력감이 흠뻑 젖어들면 

우울증이라는 병이 찾아오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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