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탐방이 주는 의미
나는 아이가 아무런 생각 없이 유튜브를 보거나 혼자 두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내가 이중언어가 잘 안 되기에 영어라는 것을 접하려면 친구들이랑 놀게 하거나 집에서 영상으로라도 노출빈도를 높였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틀어주긴 한다. 그래도 이따금 노출이라는 핑계로 내가 방치 아닌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화들짝 놀랄 때도 있다.
그래서 저녁 놀이를 찾기 시작했다.
올여름에는 한국에 나가지 않고, 온전히 캐나다에서만 시간을 보내어 봤다.
물론 높은 비행기값도 한 몫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시간을 온전히 누릴 시간은 이제 3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지내보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래서 시작한 천문동아리 나들이였다.
사실 나는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들과 별을 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다.
그래도 밤에 관측해야 하는 일이니까, 아이가 어리니 잠자는 시간, 기다리는 방법 등 장벽이 높았었는데, 초등학교를 들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길고 긴 여름 방학 매주 금요일밤 천체 망원경을 들고 나들이를 갔었다.
아이는 늦게 자서, 나는 아이와 함께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토론토 주변 지역은 핼러윈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겨울에 진입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매주 하던 별자리 탐방도 내년 봄을 기약하며 겨울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간간히 여름하늘 별을 잊지 못하는 아이는 또 언제 관측을 가냐며 나를 보채기 시작했다.
내심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디서 관측을 하고, 또 감기에 걸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교차했다.
그런데 겨울이 다가오다 보니 해도 빨리 저물고, 마침 집 근처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곳이 있어서 연락을 해보았다.
기존에 가던 곳처럼 매주 하는 것도 아니고, 깊은 산골이 아니어서 딥스카이나 별을 관측하기는 어렵지만
탁 트인 온타리오 호수 앞에서 관측을 하니 달, 목성, 토성 같은 행성들은 관측할 수 있다.
두어 번 데리고 나갔는데, 확실히 아이는 별자리보다 행성이 관측이 더 재미있나 보다.
자기가 요리조리 망원경을 조정하더니 금세 목성을 찾아낸다. 또 옆에 할아버지에게 기웃거리더니 토성도 찾아본다고 망원경을 만진다.
사실 나도 직접 만지고 싶은데,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는 젠틀하게 엄마의 관측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자기가 하겠다고 여간 보채지 않는가.
'옛다. 네가 해라.'
예전에는 달 옆에 밝은 것은 전부 별이라고 하더니, 요즘에는 몇 번 관측해 보았다고 '저건 목성이야. 저쪽에 있는 건 토성이야.'라고 이야기하는 폼이 내 눈에는 영 귀엽기만 하다.
겨울 별자리 탐방은 6시부터 시작된다. 아이가 보통 9시 전후로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탐방을 다녀와도 아주 매력적인 시간이긴 하다. 또한 저학년 아이라서 1시간 이상 관측은 조금 힘들어하기 때문에, 오히려 충분한 것 같다.
사실 내가 가진 망원경으로는 딥스카이 관측은 안되고, 밝은 별, 별의 다양한 색깔, 행성 정도는 충분하게 관측할 수 있기에, 별자리는 맨 눈으로 아이와 하늘을 보면서 같이 별자리 어플로 알아나가는 것 방법도 새로운 재미가 있다.
아이가 관측을 다하고 오는 길에,
'엄마, 다음에는 사진으로 찍어서 아빠를 보여주고 싶어!'
아이는 늘 바빠서 함께하지 못하는 아빠에게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공유하고 이야기해 주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사진을 찍어 보기로 했다.
우리의 첫 달 관측 사진이다. 조금 엉성하기는 하지만, 아이와 함께 기록하고 관측했다는 점에서 나는 잊지 못할 영상이 되었다.
목성도, 토성도 이렇게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지만, 우리의 어설픈 손기술은 영상을 기록하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관측은 늘 다음을 또 기약하게 하고 아이는 관측하고 나면, 매번 'outdoor boys', 'peppa pig'를 보다가 스스로 'space' 혹은 'planet' 검색어를 넣고 찾아본 뒤에 우주 책을 가지고 온다.
그렇게 책을 읽자고 할 때는 울고 때를 부리던 아이는 본인이 '스스로' 찾아와서 읽는다는 점에서
나는 오늘도 춥고 귀찮음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서 함께 관측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