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벽
내 몸 어딘가에 있는 그 집
찾아갈 길은 없지만
주저앉아 울면
내 앞으로 다가와
문을 여는 그 집
내 몸 어딘가에 있는 그 집
젊은 사내가 열다섯 여자애를
훔쳐서 지어 준 그 집
지붕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도
날아갈 듯 덜컹이고
유리도 없는 창문은 쉴 새 없이
별을 찍어 나르지
대숲 되어 누운
내 마음 어디 뚫린 동굴 속으로
내 몸 어딘가에 있는 그 집
어둠으로 빈틈없이
꽉꽉 채워진 그 집
가만 보면 그 어둠은
별로 짠 쉐타
만삭의 배를 꽁꽁 싸맨
어린 여자애가
응급 환자 왕진 간
젊은 사내를 기다리며
눈물의 별로
한 땀 한 땀 직조한
내가 콧물 껴묻히며 입던 옷
내 몸 어딘가에 있는 그 집
찾아갈 길은 없지만
지쳐 울면
내 앞으로 다가와
문을 여는 그 집
어린 여자애와 젊은 사내의 결혼식 사진
열다섯 여자애는
제 어머니입니다.
젊은 사내는 제 아버지.
어머니가 열 다섯에 저를 임신했습니다.
팔 개월 동안 배를 꽁꽁 싸매고 감췄지만
..... 어른들이 알게 되어 집안이 뒤집어졌습니다.
그 여자애는 그 어둠 속에서 쉐터를 짰습니다.
이 이야기를 제가 19 되었을 때 외가에서 가사를 도우시던 아주머니에게 들었습니다.
작가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님들 늘 건강조심하시고요.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또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