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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벽 Sep 23. 2024

발기부전

침공당한 여름

발기부전


             이세벽



하룻밤 사이였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뜨거윘던 날들이

몇 개의 수류탄과 탄창을 버려둔 채 달아나고

대군을 몰고 온 서늘한 기운이

아내와 남편의 진지를 가차 없이 짓밟았

아내는 일어설 줄 모르는 남편의 뿌리흔들어보다

수류탄 같은 한숨 섞어 웃고

거봐 할 수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하자고 그랬잖아

남편은 대수롭지 않은 척 빈  탄창 같은 농담을 던졌

괜찮아 나는 그 정도면 많이 한 거야

아내의 안전핀 같은 대꾸에 수류탄은 터지지 않고 굴러다녔다

남편은 인터넷으로 발기부전제를 검색하다 말고

아내의 꽃을 천천히 쓰다듬었

말린 장미꽃처럼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바스락거렸다

새삼 스프레이 같은 호르몬제로 버텨온 아내가 안쓰러웠

결국 이런 날이 왔네 우리에겐 안 올 것 같았는데

남편 목소리엔 그새 단풍이 들고 있었다

자기야 죽기 싫어 아내의 눈에 마른 잎새 같이 눈물이 맺혔다

발기부전 왔다고 금방 죽진 않아 가을이 얼마나 좋은 계절인데.......

남편은 가지 끝에 매달려 허세부렸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비비다

기어이 가을비로 흐느껴 울었

남편과 아내 뜨거웠던 날들이 자신들을 버리고 도망친 줄 모르고 사랑을 나누려다

가을 군홧발에 짓밟혔음을 뒤늦게 알았

하룻밤 사이였다





제가 그리고 디자인한 표지, 속표지, 약표지를 자랑합니다. ㅋㅋㅋ


천 년 된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


책은 위의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원제는 브런치에 올린 '씨앗의 꿈'입니다.

'씨앗의 꿈'은 브런치 덕에 건진 첫 작품입니다.

브런치에 자랑하려고 하룻밤 꼬박 새워 그림 그리고 썼지만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

내용을 대폭 수정보안하고 그림도 포토샵을 이용해 많이 바꿨습니다.

늘 응원해 주시는 작가님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혜'말고도 곧 출간 예정인 다른 책도 시간 날 때마다 만들고 있습니다.

북디자인 및 편집은 쿽(인디자인으로 갈아탈 듯)으로 그림은 포토샵과 일러스트로 주물딱거리는 중입니다.

놀던 손이라 많이 어설프고 더딥니다. ㅠㅠ


이북(전자책)은 이북스타일리스트로 고 있습니다.

종이책은 마스터로 할지 옵셋으로 할지 고민 중입니다.

아내는 제가 만든 책과 작품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올릴 예정입니다. 

단편 1편은 이미 올렸습니다. 또 한 편도 제작 중입니다.


혼자서 하려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지만 달리 좋아하는 것도 없으니 그냥 해나갈 겁니다.


글구 EII는 출판과 음반 제작을 위해 제가 설립한 기획사입니다.

EII에는 아무 의미도 담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들이 다 의미를 지녀야 한다는 강박을 벗고 싶었습니다. ㅎ

그저 시각적 효과만 고려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브런치 작가님들의 책도 출간하고 싶습니다. ㅎ

작가님들 늘 건강하시고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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