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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벽 Oct 01. 2022

[시] 자벌레


꼼지락 꼼지락

쉬지 않고 무엇이든

고야 마는

자벌레

한시도 뛰는 법 없지만

한시도 쉬지 않고

재는

꿈의 가느다란 길이

생각의 새똥 묻은 넓이

오오

술에 절은 심장의

위태한 깊이

밤낮없이

재고 재다가

의미없는

일생이 다 낡고

이제 안 재 본 것

없을 듯해도

끝내 재보지 못한

재어도 알 수 없는

당신을 향한

사랑

나를 향한

당신의  미움

그리고 또 한가지

 볼 때마다

달라지는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그래도

자벌레 덕에

각방 쓰고

살진 않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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