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꼼지락
쉬지 않고 무엇이든
재고야 마는
자벌레
한시도 뛰는 법 없지만
한시도 쉬지 않고
재는 것
꿈의 가느다란 길이
생각의 새똥 묻은 넓이
오오
술에 절은 심장의
위태한 깊이
밤낮없이
재고 재다가
의미없는
일생이 다 낡고
이제 안 재 본 것
없을 듯해도
끝내 재보지 못한
재어도 알 수 없는
당신을 향한
내 사랑
나를 향한
당신의 미움
그리고 또 한가지
재 볼 때마다
달라지는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그래도
자벌레 덕에
각방 쓰고
살진 않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