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aiser라고 들어 보셨죠!?
오늘 소개하는 글은 최근 발간된 'Working Backward(순서 파괴) by 콜린 브라이어, 빌 카'의 내용과 전/현직 아마존 동료들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Amazon은 필자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인사제도, 경영철학, 가치, 비전, 사업 전개와 확장을 들여다보는 기업입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며 그야말로 '진격의 Amazon'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내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가진 여러 가지 제도와 문화가 인사 측면에서 상당한 울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Amazon의 경영 임원을 지냈던 두 명의 저자가 'Working Backward'라는 책을 펴냈고, 출간 전부터 화재를 모았습니다.
제가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여타의 다른 Amazon 관련 서적과 달리 10년 이상 Amazon에 근무하며 그들의 성장과 시행착오를 직접 경험한 저자가 그 유명한 리더십 원칙, 경영철학, 인사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나아가 회사에 깊숙이 적용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여정(journey)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늘은 채용과 관련한 내용만 간략히 요약해 공유 드릴 예정인데요.
Amazon이 왜 채용에 그렇게 열을 올리게 되었는지, 어떤 방식의 채용 프로세스를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설명해 주어서 그렇기도 하고요. 'Amazon 채용' 하면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Bar-Raiser(바 레이저)'라는 단어가 실제로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들이 왜 이런 가혹한 채용 제도를 채택하게 되었는지와 그 간 Amazon의 성장에 '채용'이라는 인사 프랙티스가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가 설명되어 있기에 글을 시작합니다.
우선 간단히 책에 대한 소개부터 드려보면요. Working Backward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존 리더십 제1원칙인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에 포함된 내용으로, 어떤 일을 시작할 때 Value Chain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고객(Customer)에서부터 모든 사고를 시작하라는 의미입니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와 경험, 효용성을 제공할지에 대한 설득과 논리 없이는 그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음을 공식화한 아마존의 업무 원칙이죠.
다음은 이 책을 쓴 저자들인데요. 콜린 브라이어(Colin Bryar) & 빌 카(Bill Carr)라는 전직 아마존 임원들입니다. 두 명 모두 아마존 초창기에 입사해 10년 이상 근무한 장기 근속자일 뿐 아니라, 임원으로 굵직한 사업적 의사결정을 내린 경험을 가지고 있죠. 아마존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회사의 성장을 직접 경험한 두 저자가 최고경영진과 여러 제도를 고민하고, 적용해 가며 보고 느낀 내용들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 콜린 : 아마존 창립 4년 차인 1998년 입사하여, 12년간 근무.
기술 부사장(VP, Tech.)을 거쳐 CEO Staff(기술 고문)으로 2년간 근무(S-Team)
특히 ‘제프 베조스의 그림자’라 불리는 최고 참모직을 맡은 2년 간 매일 CEO와
회의, 여행, 비즈니스를 수행했기에 그 누구보다 아마존 경영철학과 인사제도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풍부
- 빌카 : ’99년 아마존에 입사하여 15년간 근무.
디지털 미디어 부문 부사장(VP)으로 아마존 뮤직,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스튜디오 등
디지털 음악 및 비디오 비즈니스를 총괄
특히 책의 전반부에는 인사 측면에서 관심이 많은 어젠다들을 생동감 넘치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① 채용-바 레이저(Bar-Raiser) 프로세스, ② 조직-싱글 스레드(Single Thread) 리더십,
③ 보고-6페이지 내러티브, ④ 기획-워킹 백워드(Working Backward),
⑤ 성과관리-Input Management 등에 대한 인사 제도들이 도입된 배경과 여러 시행착오, 정착과 변화관리에 대한 사항들이 자세히 소개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오늘은 채용 프로세스를 설명한 이 책의 2장을 간단히 요약해 정리하겠습니다.
이 책의 2장에서는 아마존의 독특한 채용 프로세스인 ‘바 레이저’를 다룬다. 이 역시 리더십 원칙과 마찬가지로 회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탄생했다. 신규 직원을 단기간에 대규모로 채용할 때 우리는 종종 함정에 빠지곤 한다. 가장 심각한 오류 중 하나는 과중한 업무에 치여 일손이 급한 나머지 지원자의 단점을 간과하는 ‘시급성 편향(Urgency Bias)’이다. 바 레이저는 각 팀이 절차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원하는 인재를 뽑는 강력한 프로세스다 – 서문 中
■ 바 레이저(Bar-Raiser)
아마존의 채용 프로세스를 나타내는 이름이면서, 이 프로세스의 중심이 되는 집단으로 말 그대로 ‘채용의 기준(Bar)을 높이는(Raiser) 사람들’을 지칭
채용이 시작될 때면 모든 직원이 입버릇처럼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기존 직원보다 월등히 앞선 사람을 뽑자’ 또는 ‘우리의 평균을 끓어 올리는 수준 높은 사람을 뽑자’가 일종의 주문(spell)처럼 여겨짐
■ 초기 아마존에서는 ‘빠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최고의 솔루션으로 채용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엄격한 프로세스를 개발하기로 결정
'채용의 기준을 계속 높이면 팀이 강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만든다'
■ 시급성 편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빠지기 쉬운 대표적 함정의 하나로, 급하게 채용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인재를 성급하게 채용 - 아마존도 이런 종류의 실수를 경험한 후 시행착오를 통해 바 레이저 프로세스를 도입
■ 대면 인터뷰
- 5~7명의 인터뷰어가 개별적으로 대면 인터뷰(주로 1:1)를 진행 (Hiring Manager와 바 레이저는 반드시 포함)
- 각 1시간씩 인터뷰하게 되므로, 약 5~7시간가량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실무진급이나 개발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집중 면접(약 4시간 소요)을 실시하기도 함
- 인터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인터뷰 프로세스에 대한 교육이 필수(1日 일정)이며, 실제 면접에 투입되기 前 적어도 한 번은 고위급 인터뷰어와 짝을 이루어 인터뷰를 수행 必
- 인터뷰어로 참여하는 사람은 지원자가 입사 후 받을 직급보다 한 단계 이상 낮은 직급이어서는 안 되며, 부하 직원이 될 사람도 인터뷰에 참석 不可
- 행동 사건 인터뷰(Behavioral Interview)가 주를 이루며 지원자의 과거 행동과 일하는 방식이 아마존 리더십 원칙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가 검증의 주요 내용
- STAR 기법을 사용해 인터뷰어는 더 깊이 파고들어 후보자를 검증
*상황(Situation) - 과제(Task) - 행동(Action) - 결과(Result) 순으로 심층 면접
■ 면접 의견(Feedback)은 문서로 작성
- 모든 인터뷰어가 반드시 정확하고 상세하게 기록을 남겨야만 함(선택이 아닌 의무)
- 인터뷰 직후 15분을 피드백 작성에 할애하도록 안내하고, 피드백 문서는 인터뷰어가 자신의 결정이 타당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따로 무언가를 제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철저하고 명확해야 함
- 인터뷰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기록은 동료 인터뷰어들 뿐 아니라, 향후에도 리뷰하게 될 피드백 문서로 남게 되고 이는 디브리프 세션에서 모든 인터뷰어(루프에 참여한)와 함께 공람
- 최종 의견은 4 단계 평가
‘매우 채용하기 희망’ - ‘채용 희망’ - ‘채용하고 싶지 않음’ - ‘매우 채용하고 싶지 않음’
- 미결정이라는 선택지는 없으며, 알맹이가 없거나 단서를 달거나 주의사항을 덧붙여서도 안 됨
- 디브리프 세션 前 다른 멤버들과 찬반 결과, 코멘트, 피드백을 열람하거나 서로 토론할 수 없음 → 상호 편향을 없애기 위함
■ 결과는 모든 인터뷰어 앞에서 오픈 & Discussion 진행 (Debrief Session)
- 인터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바 레이저가 주관하는 디브리프 세션에 참여해야 함
- 가급적 인터뷰가 종료된 즉시 세션을 열어야 함(보통 수일 내 진행)
- 미팅은 인터뷰어들이 제출한 피드백 문서를 읽으며 시작되고, 바 레이저가 ‘혹시 결정을 바꾸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토론이 이어짐
- 인터뷰어는 인터뷰 진행 中 본인이 획득한 정보로만 후보자를 판단했으나, 디브리프 세션을 통해 동료 인터뷰어의 리포트를 읽고 의견을 바꿀 수 있음
- 화이트보드에 14가지 리더십 원칙을 적어놓고 지원자가 각각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를 따지며 회의 진행 可能
- 바 레이저의 검증 아래 채용 부서장의 결정으로 채용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바 레이저가 결정을 내리기 前, 정보가 충분치 않거나 프로세스 上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이에 대한 수정을 진행(재면접 등)
■ 바 레이저의 진짜 역할 : 거부권(Veto)이 핵심이 아님
- 바 레이저는 모든 인터뷰 루프에 참여하여 신규 입사자가 적어도 한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월등히 나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채용 프로세스에 임하는 모든 사람에게 전달하는 상징적 인물
- 수십, 수백 번의 면접 결과를 통해 검증된 직원이 자기 지원(apply)을 통해 별도의 선발과정을 거쳐 바 레이저로 임명되며 별도 보상은 無(명예직)
- 어떤 채용 과정에서든 거부권을 행사하고 채용 관리자의 결정을 무효로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을 뿐 아니라, 특별한 훈련도 이수 必
- 바 레이저는 디브리프 세션을 주관하며 여러 인터뷰어들의 생각을 제대로 듣고 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Facilitator(시급성 편향이나 채용 오류 최소화에 주안)이자 Auditor
- 바 레이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인터뷰에 참여하는 인터뷰어들을 가르치고 코치하는 일
: 채용 프로세스 상 잘못된 점을 발견하면 실시간으로 코칭/피드백하며 채용을 정상 궤도에 원복
- 바 레이저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지난 15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부권이 사용된 경우는 세 차례에 불과
잘못된 채용 결정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새로 뽑은 사람이 ‘적합한 자’가 아닐 때 최상의 결과는 그가 바로 그만두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상당하다. – 본문 中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재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맘이 다급한 경영진은 좋은 사람을 데리고 오라는 주문을 하기 여념이 없지만, 실제 면접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입니다.
아직도 끊임없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뭐하는지가 그렇게 궁금하고, 집에 있는 애완견과 주말 일상을 묻는 인터뷰어들이 상당합니다. 간간히 뉴스를 장식하는 부적절한 질문과 언사도 눈을 찌푸려 뜨리게 하죠. 이런 상황에서 좋은 인재를 뽑는 선구안을 빨리 가지라는 주문은 요원합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일은 수많은 경험과 실패를 통해 얻어지는 암묵지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그 판단의 오류를 줄이기 위한 수많은 기술들이 인터뷰어들과 의사결정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채용은 지원자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죠.
많은 기업들이 저마다 채용의 기준과 선발하는 인터뷰어의 역량 강화, 채용 인프라의 혁신, 리크루터의 역할 변화에 더욱 많은 관심과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마존과 관련된 여러 도서들 중에서 조금 편하게 읽어 볼 수 있을 만한 책도 소개드려 볼게요.
첫 번째는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책인데요.
한국인 엔지니어가 아마존(HQ)에서 12년간 8개 부서, 5개 직무(개발자, 마케팅 경영분석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전문가 등)를 경험하며 아마존의 일상과 일하는 방식을 친숙하게 설명합니다.
두 번째는 '베조스 레터(제프 베조스가 아마존 주주 서한에서 밝히 일과 성공의 14가지 원칙)'인데요.
아마존 창업자이자 CEO 제프 베조스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며 마주한 난관과 이를 극복한 선택, 전략 등을 엿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아마존의 리더십 14가지 원칙을 어떻게 적용하고 고수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은 제가 읽어보려고 구매한 책인데요.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이라는 책입니다. 제프 베조스가 직접 썼고, 아마존의 원대한 비전과 미래, 그가 직접 겪은 실패와 고민들이 담겨있다고 하더라고요.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입니다. 저도 책을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책들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