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현수 Jan 30. 2018

최고의 헤드헌터, 내부에 주목하라

막강하고 믿을만한 인재 확보 방식 - 직원 추천제

  취업 전쟁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지 10년도 더 지난 것 같다. 좋은 직업, 좋은 직장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넘쳐나는 반면, 기업은 우리 회사에 딱 맞는 우수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오늘은 인재를 찾는 아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 모두 다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쉽사리 써먹어 보지 못한 방식, 바로 직원 추천제(Employee Referral)이다.


  구직자들이 지구 상에서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IT 자이언트들은 직원 추천을 통해야만 제대로 된 면접(Main Round Interview)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인텔이나 IBM은 막강한 직원 추천 보너스 프로그램(ERBP – Employee Referral Bonus Program)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애버딘 그룹(Aberdeen)의 보고서 [1]에 따르면 가장 효과적인 인재 소싱 채널로 직원 추천제를 뽑았고, 포츈 500에 속한 기업 중 77%가 직원 추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온라인 툴을 개발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채용 인원의 30~40% 이상을 직원 추천제를 통해 인재를 확보 [2] 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그 비중이 10% 내외(일반 경력사원 대상)로 상당히 낮고 이를 망설이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3]. 


  해외 기업들이 직원 추천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채용 리드 타임이 일반 경력직 채용 방식보다 적게 들기 때문이다. Jobvite의 연구에 따르면 직원 추천을 통해 입사하는 사람들은 평균 29일이 소요되는 반면, 자사의 채용 사이트를 통해 입사한 직원들은 39일, 외부 커리어 사이트를 통해 입사를 하는 지원자는 평균 55일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4]. 


  두 번째 이유로는 외부 서치펌을 활용할 때 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믿을 만한 사람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서치펌을 활용하면 입사자의 연봉에 약 20%가량을 서치펌 사용료로 지불해야 하지만, 임직원 추천 보너스는 평균 약 100~300만 원 수준으로 그 금액 현격히 적게 들뿐 아니라, 회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내부 직원이 우리 회사에 입사해 함께 일해도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추천하는 만큼 일반 채용 사이트나 회사를 잘 모르는 외부 헤드헌터를 통해 입사하는 사람들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실질적인 Realistic Job Preview가 이루어진다. 최근 신입사원들 중 3명 중 1명이 1년도 되지 않아 퇴직하는 사례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고, 그 주요 원인으로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가 1위를 차지했다 [5]. 이는 경력사원들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생각하던 일이나 조직의 분위기가 아니라면 ‘더 늦기 전에 빨리 의사결정을 해야지’라는 생각이 강한 세대들인지라,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 되었다. 반면, 직원 추천제를 통해서 입사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객관적인 회사 내 분위기와 직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사람이 있었기에, 입사 전 회사의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입사한다 [6]. 추천 단계에서부터 내부 직원이 회사의 문화와 장/단점을 나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회사 내 조력자가 있는 만큼 적응 및 정착이 빠르다. 본인의 손목을 잡고 회사 안으로 데리고 온 친구는 입사 시점부터 신규 입사자의 든든한 빽(?)이 된다. 특히 본인이 데리고 왔다는 책임감과 잘 정착시켜야 한다는 암묵적 동료 압박이 작용해 시간이 날 때면 커피라도 한잔 하게 되고, 신규 입사자가 궁금한 점은 적극적으로 답변해주며,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고충이 생길 때면 훌륭한 술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많은 기업들이 신규 입사자의 조기 정착을 위해 멘토링이나 버디(Buddy)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 추천의 경우는 자연스럽게 끈끈한 도우미가 이미 조직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착 및 적응이 빠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직원 추천제를 통해서 입사한 사원들은 성과가 좋을 뿐 아니라, 회사를 더 오래 다닌다. 필자는 국내 기업의 경력사원 300여 명의 성과 및 근속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직원 추천제를 통해 입사한 사람들은 다른 채용 경로를 통해 입사한 사람들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근속 기간 역시 일반 입사자에 비해 오래 근무하는 경향을 보였다 [7]. 이는 실증연구를 통해 밝혀낸 결과 [8]로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직원 추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보너스 프로그램 신설 등 제도화가 시급함을 보여준다. 

      

[1] What is your most effective source of hire?, Analyst Insight report, AberdeenGroup, 2013

[2] CareerXroads, Source of Hire Report, 2011~2015

[3] 국내 10대 기업 직원 추천 비중 평균, 삼성경제연구소, 2016

[4] Social Recruiting Survey Results, Jobvite, 2013

[5] 신입사원 3명에 1명꼴 조기퇴사, 경향 비즈, 2015

[6] Realistic job previews: A test of the adverse self-selection hypothesi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Bretz Jr, R. D., &Judge, T. A. 1998. 

[7] Data: Referrals StronglyImpact Retention and Depend on Employee Performance, LinkedIn Report, 2015

[8] 경력사원의 입사 전 데이터가 입사 후 성과 및 근속연수에 미치는 영향 분석, 한국 진로 창업 학회, 2015

작가의 이전글 나 자신을 모르는 채 성장이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