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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Mar 29. 2018

더 똑똑한 팀을 원한다면...

다양성은 우리를 더욱 강하고, 창의적이고, 차별화되게 만들어준다. 

  2011년 카네기 멜론의 Anita Woolley 교수와 MIT의 Thomas W. Malone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What makes a team smarter? More women.'이라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팀을 더욱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해 여성을 팀에 더 배치하라는 자극적인 제목이다. 이 제목은 나름의 의미가 있는데 그저 팀이 더 잘되는 것이 아닌, '팀을 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제목을 사용한 것이다. 


  팀의 집단 지성을 높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을 만한 창의적 방식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팀 다양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가 쉽게 알 만한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성(Diversity)’ 을 왜 목숨처럼 중요시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노바티스, J&J, IBM을 비롯해 Interbrand의 상위를 수놓은 기업들의 HR 추진과제 중에서 다양성이 빠지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다양성을 강조하고 아끼는 기업이라고 알려지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회사가 많다. 이는 다양한 인력들이 함께 일하기 좋은 환경과 인재를 갖춘 회사로 인정받는 것이 다양한 국적, 학력, 지식, 경험을 보유한 인재를 유인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직 내 Diversity에 대한 관심은 이미 1950~60년대부터 다양한 연구와 프랙티스를 통해 많은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였고, 그 효과성에 대한 이야기도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유독 국내 기업들의 Diversity 노력은 소원하기만 하다. OECD가 집계하는 남녀 간 임금격차는 여전히 상당하고, 경력단절 여성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거나 저조한 장애인 고용비율 등을 보면 우리의 현실이 여실히 들어 난다. 특히 인사관리 지표 중 이 다양성 관련 지표들이 성별, 장애인, 외국인으로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지표 역시 지난 10년간 기계적으로 산출하고 특별한 개선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 아닌가. 뿐만 아니라, 다양성의 현실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여성 임원 비중이다. 2015년 1,745개의 국내 상장기업 조사 자료에 의하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은 약 1.9%로, Fortune 500대 기업 평균인 17%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S&P 500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내 여성 비중 14% 보다도 낮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이 diversity로 강조하는 부분은 크게 6가지 분야로 성별, 장애를 넘어 다문화, 세대, 성소수자(LGBT) 및 Work-Life integration까지 진화 발전하고 있다. 1961년 John. F. Kennedy 대통령이 성별, 인종 등으로 차별을 받지 않기를 바라면 말한 Affirmative Action Plan으로 시작한 다양성의 기원이 60

여 년을 지나며 상당한 진화와 발전을 거듭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글로벌 기업 임원 프로필이 예전과 비교해 확 바뀐 것이다. 

  

  전 세계 40만 명에 육박하는 IBM호를 이끄는 지니 로메티(Ginni Romety) 회장, 2014년부터 글로벌 GM(General Motors)의 CEO를 역임 중인 메리 바라(Marry Barra) 등 이제는 여성 CEO

가 낯설지 않을 뿐 아니라, 구글의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사장, 펩시콜라(PepsiCo)의 인트라 누이

(Indra Nooyi) 사장처럼 인도계 사장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특히 현재 지구 상에서 가장 핫한 회사인 애플(Apple)의 팀 쿡(Tim Cook) 사장은 본인이 LGBT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양성에 관한 얘기를 할 때면 항상 걱정되는 부분은 단순히 숫자가 높아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소수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도의 규모가 되면 조직 내에서 관심과 지원을 받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또 이와 같이 다양한 사람을 채우는 것이 다양성 관리에 첫걸음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단순히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들어왔으니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다시 Woolley와 Malone 교수의 연구로 돌아가 보자. 두 교수는 각 개인의 지능검사뿐 아니라, 팀 지능 검사 등 인지 능력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런 개인이 가진 지능의 합이 팀의 집단지성으로 단순 합산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고, 진짜 팀 성과를 결정짓는 집단 지성은 각 구성원과 팀/개인이 놓인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다양성에는 외형적 다양성과 내면적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외적 다양성을 전제로 내적 다양성이 충족되는 팀이 되어야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출처: What Great Managers Know and Do,  Baldwin, T. Bommer B. & Rubin, R 2008.


  과연 당신이 팀원을 선발하는 매니저라면, 선발의 여러 기준 중 다양성은 얼마나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는가? 외국인, 아니 언어에 대한 두려움, 협업 과정에서 예상되는 불편함, 육아나 출산으로 인해 자리를 비우는데 대한 불만 등 끝도 없는 다양성에 대한 장애 요소들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다양성의 효과성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다양성이 사업에 필수 조건이 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국내 기업들도 채용 시 성별 다양성이나 장애인 고용 여부 등을 열심히 챙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다양성이 효과를 발휘하는 전제 조건이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키 솔루션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최소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HR 나아가 채용담당자들은 선발 및 팀 구성에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잊지 말라. 팀을 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해선 다양함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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