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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Jun 01. 2018

말하지 않아도 말하고 있는 당신

태도와 마음가짐은 말보다 100배 이상의 힘을 가진다.

  당신은 '조직 감성(Organizational Emotions)'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한 조직의 리더가 임원보고를 다녀왔다. 걸음은 빠르고 얼굴을 상기되어있다. 이윽고 책상 앞에 오더니 들고 갔던 서류를 다소 큰 소리로 내려놓는다. 이 순간,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는 어떻게 되는가? 팀원들은 그대로 얼음(Freeze)이 되고, 메신저를 연신 두들기며 리더의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다. 팀장은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조직과 일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긴장과 불안이 시작됐다.


  이런 식으로 무엇인가 말하지 않았지만 큰 임팩트로 다가오는 일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어난다. 동료의 한숨, 축 처진 어깨, 불안한 표정, 간간히 볼 수 있는 눈물 등은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감정과 현재 상황을 여과 없이 말해준다. 


  하나만 더 예를 들어 보자. 당신이 누군가와 미팅을 해야 하는데 매우 꺼려지는 상대다. 가급적 마주치지 않으려던 사람을 미팅 자리에서 독대해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중립적(Neutral)으로 만나고 업무 얘기만 하다가 나오려고 노력한다. 또 불필요한 얘기는 안 하려고 하고, 가급적 일 얘기만 한 뒤 재빠르게 미팅을 마무리하곤 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미팅을 원만히 잘 마친 것 같지만 그 상대방은 어땠을까? 아마 상대방은 생각보다 불편한 미팅을 마쳤을 것이다. 


  당신은 말하지 않아도 말을 하고 있다. 미팅을 들어갈 때부터 상대방에게 보여준 표정, 뉘앙스, 제스처, 목소리의 크기는 상대방이 인식하는 '당신'이라는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당신이 보여주는 모든 태도는 이미 당신을 재정의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할 포인트가 있다. 본인이 인위적으로 행동이나 태도를 바꾸면 마음가짐이 바뀐다는 것이다. 마음이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행동 역시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 또한 수없이 많다.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더 확신에 차있고, 더 자신감이 있고, 더 낙관적이다. 뿐만 아니라 더 추상적으로 생각하며 위험도 더 많이 감수한다. 이를 토대로 무언가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2분간 힘이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라고 주문했다. 가령 승리자처럼 팔을 쭉 펴고 큰 'V'자를 만들거나, 책상 위에 발을 올리게 하거나, 팔짱을 끼고 허리를 꽃꽂이 세우며 앞을 노려보게 하는 등이다. 연구결과는 놀랍다. 단 2분이면, 그의 이미지와 행동이 바뀌고 주변 사람들은 이를 알아차렸다[1]. 


  조직은 관계(Relationship)와 역동성(Dynamics)을 전제한다. 혼자 있는 조직은 조직이라 하기 어렵고, 사람들이 100% 내 맘 같은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씁쓸하지만 조직에서 정치적인 민감도(Political Sensitivity)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이유가 이런 것 아닐까? 오해 말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들에게 잘해야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숨기며 끙끙 앓기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단, 조직에서 업무상 필요에 의해 다소 어렵고 불편한 상대를 만나야 한다면, 우선 자신의 행동을 점검(Re-set)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역시 만나기가 꺼려지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면 잠시 시간을 내 화장실 거울을 보고 활짝 웃는 연습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긴장을 푼다. 특히 아이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 있다. 보다 나은 대화와 건설적인 토론, 우호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를 원한다면 이런 의식(Ritual)이 매우 효과적이다.


  단 2분이면 상대가 알아차릴 정도로 이미지와 행동이 바뀐다고 했다. 말하지 않아도 말하고 있는 당신을 위해 2분을 투자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 아니리라.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과 기사를 참고하세요.
  [1] Your body language may shape who you are | Amy Cuddy 
  [2] Why Attitude is more important than 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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