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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soo Choi Aug 02. 2018

조직 내 비교문화, 독인가? 약인가?

리더와 인사의 일관성 있는 프리즘이 필요한 이유

  최근 다양한 기업의 리더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직 내 비교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요즘 애들 버릇없어' 같은 상투적인 이야기가 아닌, 그 어느 기업에서나 충분히 생길 법한 사례들이 테이블 위에 올랐다. 세대 특성과 어우러져 요즘 신세대들의 '비교'는 예전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했다.


  요약을 하자면 첫 번째로는 비교의 대상과 정도가 다양해지고 강해졌으며, 두 번째는 결과에 집착해 비교를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면서 개인 입장에서 무언가 이해되지 않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제도 운영 및 인사 결정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 건' 이의제기를 받는다는 점도 논의되었다. 시대적인 트렌드도 한몫했다. 유연성(Flexibility)과 민첩함(Agility)이 경영 전반에 전가의 보도처럼 여겨지며 다양한 잣대의 의사결정이 수시로 이루어지는 오늘, 세부 조직의 자체적인 의사결정에 대한 결과는 구성원들의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언뜻 들어보면 새로운 점이 아니고, 일부는 당연해 보일 수도 있으나, 어찌 됐건 비교문화로 인해 조직 구성원들이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행정 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계상해 보자면 이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형 밀레니얼 분석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네 밀레니얼들은 경쟁과 비교가 기본이다. 어린 시절부터 학원을 오가며 일찌감치 순위 경쟁을 시작한 이들은 IMF 시절 부모의 실직을 두 눈으로 보았고, 이후 대학입시와 취업 전쟁을 겪으며 인생의 대부분을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았다. 직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업무를 담당하고, 훌륭한 성과를 보이고 있더라도 심리적으로 그저 불안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에 대해 조바심을 내는 세대이다.

 

신세대 연구 중 설문 문항. 대졸 신입사원(3급)들은 직무/역할에 상관없이 조직내에서 불안감이 높은 편


  또, 공정하지 않거나 투명하지 않은 제도 운영에 병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2002년 월드컵'과 '광장의 촛불'을 통해 개인의 목소리가 모여 큰 힘을 만들어 내는 경험을 했을 뿐 아니라, 최근 터져 나오는 온갖 불평등과 불공정에 적극적으로 이의제기를 하는 세대들이 오늘날 조직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비교문화가 꼭 나쁘기만 한 것일까? 내적 동기(motivation)를 자극하고, 학습(Bench-marking)의 원천이 되며 최고를 지향하는 마인드셋을 만들어 나가는 자양분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현업의 인사담당자로서 필자는 조직 내 비교문화를 약으로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씁쓸하게도 조직 내 비교문화가 독이 되는 시작점은 최소한의 공정성과 일관성을 담보하지 못한 리더와 인사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리더와 인사가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Minimal Requirement)에 대해서는 변하지 않는 프리즘을 적용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메시지 해야 불필요한 비교가 줄어들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 단, 조직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본 틀과 룰을 명확히 수립하고, 약속된 프로세스 위에서 성공스토리가 쓰여야 한다. 그리고 이런 성공 사례들이 누적되면서 모든 구성원이 조직의 기준과 프로세스에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적응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영은 패러독스를 해소해 나가는 예술이라 했다. 아무리 예외를 만들어야 하는 패러독스 상황에 놓이더라도, 정말 지켜야 할 기본을 지키는 일은 리더 그리고 인사부서의 소명이자 의무다. 꼭 지켜야 할 것을 지키면서도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 낸 동료들이 그 노력에 대한 열매를 따먹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만 비교문화를 약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비교와 분노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비용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직도 예외가 아니다. 조직 내 불필요한 비교와 분노,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극도의 투명성을 요구받는 시대, 어디까지를 원칙으로 정하고 어디서부터 유연성과 민첩함을 발휘할 지에 대한 리더들의 고민과 합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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