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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Jan 06. 2019

조직 변화를 이끄는 마법, 공감

공감이 무엇인지 이해한다면, '마법'이라는 단어에 동의할 것이다.

  2018년의 마지막 날, 신문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초연결 사회, 소통 과잉 사회에서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를 해소해 주기 위한 포옹 서비스가 호황이라는 기사였다. 이와 함께 얼마 전 참석한 공감 세미나에서도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듣게 되었다. 바로 눈물을 닦아주는 서비스다. 일본에서 성업 중인 이 서비스의 이름은 '이케메소'. 잘생긴 남자가 눈물을 닦아주는 서비스로, 한 번 이용하는데 한화 약 8만 원가량이 든다고 했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욕망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혼자 있고는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라는 책 제목은 인간의 모순된 욕망과 이를 표출하고 해소하기 원하는 욕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조직은 사람들이 모인 집합체를 전제로 한다. 이렇게 다양하고 모순된 욕망을 가진 구성원들이 한데 모여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수익과 번영을 기대하는 장(場)이다. 문득 눈 앞에 산적한 조직의 추진과제와 전략들이 떠올랐다. 전 구성원의 정렬(Alignment)은 고사하고, 이들에게 조직이 꿈꾸는 비전과 변화의 방향성이 모두 다르게 해석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더 나아가 인사부서가 구성원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알기는커녕, 그들만의 관념(silo)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나기도 했다. 


  복잡한 감정이 뒤섞이던 차에 반가운 제목을 만났다. 조직 변화를 이끄는 비밀은 다름 아닌 '공감(Empathy)'이라는 HBR 아티클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딱 두 문장이다. '조직 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에 의하면 리더들이 조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공감하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은 대부분의 리더들이 그런 공감 대화를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Studies on organizational change show that leaders across the board agree: if you want to lead a successful transformation, communicating empathetically is critical. But the truth is that most leaders don’t actually know how to do it. 


   공감은 상대방의 욕구를 알아차리는 일이다. 온전히 나를 버리고 상대방의 관점과 프리즘으로 사안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 인간의 욕망이 복잡다단하게 진화하고 있기에 공감 대화는 신경을 쓰고 에너지를 쏟지 않으면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인간은 굉장한 센서를 탑재하고 있기에 내 앞에 앉은 상대방이 진심을 담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순식간에 알아챈다. 


  공감을 해야 상대방의 본심(Root cause)을 알고, 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진전/합의를 기대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작)'를 책장에서 다시 꺼내 들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2012년 국내 신문사와 인터뷰에서 '협상력은 논리보다 공감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하며 승무원에 공감하는 말 한마디의 값어치를 여실히 소개했다.  


  조직 변화의 시작이 협상의 모델과 꼭 닮아 있다. 바꾸고자 하는 사람과 이를 망설이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 사이의 협상 말이다. 일차적으로 조직의 리더들이 변화의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하면, 순차적으로 이 변화의 물결이 밑으로 내려가 결국 조직의 끝까지 변화를 유도하고 구성원을 설득해 나가는 작업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일단 상호 공감을 이루는 대화를 하고 나면 변화의 방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서로가 가진 본심을 알고 이를 해결해 나갈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에 아티클은 공감의 준비를 위해 끊임없이 상대방의 상태를 떠올려 보라고 주문한다. 또, 기대 수준과 방향에 대해 명확히 소통하고, 모든 레벨의 구성원들을 변화에 동참시키도록 하라 했다. 공감 대화가 수도 없이 일어나야 하고, 진화하는 욕구를 들으며 진심을 다해 개선의 노력을 더해야 한다. 


  명심할 것이 하나 있다. 공감의 적은 권력(Power)이라 했다.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방의 관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유독 우리나라는 유교문화로 인한 거시적 수직/계급 풍토가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을 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만연한 갑을문화로 인해 더욱더 권력중심 대화가 많은 것 같다. 그만큼 공감을 위한 노력과 준비가 두배, 세배 이상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아티클의 한 구절을 또 한 번 인용한다. '비즈니스 관행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비즈니스 리더가 동기를 부여하고 구성원을 이끌기 위해 항상 사용해야 하는 단 한 가지 기술은 바로 공감적 의사소통이다.'

Business practices evolve rapidly, but there’s one technique business leaders should always rely on to effectively motivate and lead: empathic communication.

  본 포스팅은 2018. 12월 게재된 Harvard Business Review의 'The Secret to Leading Organizational Change is Empathy'와 한스코칭 한숙기 대표의 '혁신의 출발, 공감과 소통' 세미나를 참석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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