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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Nov 09. 2018

창경궁, 달빛든 고궁의 야경에 물들다

선조들의 이야기가 아이들과 대화에 담긴다

창경궁 야간 특별 관람고궁의 야경에 물들다     

서울에는 조선 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고궁이 있다. 조선 5대 궁궐로 불리는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 그리고 경희궁은 서울에서 조선 시대의 역사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된다. 특히 조선 시대 고궁의 밤을 즐길 수 있는 ‘야간 특별 관람’ 시기가 있다. 그중에서 조선 시대의 궁의 밤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서울의 빛을 품은 고궁인 창경궁으로 야간 산책을 떠나 보자.   

  

창경궁의 역사

창경궁은 조선 시대 세 왕후(세조·덕종·예종)의 거처를 위해 옛 수강궁 터에 지은 것으로 1483년(성종 14) 2월부터 짓기 시작하여 1484년(성종 15) 9월에 완공되었다. 1418년 세종이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을 모시기 위해서 이곳에 별궁을 지었다. 그리고 성종 14년 정희왕후, 소혜왕후 등 왕실의 왕후가 거처하는 곳이 되었다.

 

일본강점기를 거치면서 크게 훼손이 되었고, 1909년(순종 3) 일제는 궁 안의 전각들을 헐어버리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창경궁을 일본식으로 바꿨고, 한일합병조약 이후인 1911년에는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이름을 바꿔 격하시켰다. 또한,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산을 잘라서 도로를 설치하였으며, 궁 안에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벚꽃을 수천 그루나 심어놓고 1924년부터 밤 벚꽃놀이를 시작했다. 


1980년대에 '창경궁 복원 계획'으로 1983년 7월부터 복원공사를 위하여 일반 공개를 중단하고, 그해 12월에는 창경궁으로 이름을 복원했다. 동물원과 식물원 시설 및 일본식 건물을 철거하고 문정전 등을 복원하고, 벚나무도 소나무·느티나무·단풍나무 등으로 교체하고 한국 전통의 원림을 조성했다.  

   


창경궁야간 특별 관람으로 다녀오다

서울의 고궁 중 창경궁은 여름에 일반 시민들에게 궁의 밤을 거닐 수 있게 야간 특별 관람을 시행한다. 특히 고궁에서 하나가 되는 세상의 음악 ‘창경궁 야간공연’이 야간 관람 기간 중에 매일 열린다. 고궁의 밤에 우리 전통의 음악 소리가 은은하게 궁 안에 퍼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고궁의 야간 음악회에는 연인,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산책을 나온 가족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의 전통 음악을 접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낯선 악기와 소리로 흥미로운 시간이 되고, 부모님들에게는 익숙한 소리가 귀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창경궁 안에는 춘당지라는 연못이 있다. 이곳 연못을 중심으로 산책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이곳을 걷고 있으면 당시의 왕후들이 우리 가족 옆에서 함께 걸으면서 산책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커다란 나무도 수많은 세월을 지내온 흔적을 보이면서 춘당지를 둘러싸고 위풍당당하게 우리를 굽어보는 것만 같았다. 은은한 조명이 나무와 길을 비추고 있어서 길을 걸을 때 왠지 조심스러워지고 산책길이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고궁에서 산책이 마냥 즐거우며 연신 미소를 선사해주었다.      



명정전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역사 이야기

국보 제226호인 명정전은 창경궁의 정전으로 ‘정치를 밝히는 곳’이라는 의미로 현존하는 조선 시대의 가장 오래된 전각이다. 1483년 임진왜란 때 불에 타고 1616년에 복원된 것으로 창경궁의 정문 홍화문과 같이 동쪽을 향한다. 창경궁은 왕실의 웃어른을 모시기 위한 궁궐로 지어져서 정치의 공간보다는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동쪽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9살의 아들은 조선 시대의 역사와 왕에 대한 궁금증을 아빠에게 계속 질문을 했다. 문정전 앞에서는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은 이유를, 명정전의 일월오봉도(조선 시대 궁궐의 정전이나 어좌의 뒤에 놓은 병풍)를 보고 질문을 했다. 아빠의 부족한 설명에 더해서 친절한 안내원의 도움을 받아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알고 있는 조선의 왕과 역사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수백 년 조선의 역사를 품고 있는 창경궁에서 아빠인 나는 단순히 이 밤의 정취만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아닌지 아이의 질문으로 되짚어 보았다. 우리가 문화재를 관람할 때에는 미리 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한다면 깊은 이야기를 알 수 있고 또 다른 시각으로 역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다녀온 창경궁 야간 특별 관람은 도심 속에서 숨을 쉬고 있는 600년 조선의 역사를 느끼고 올 수 있었다. 그렇다. 우리의 역사가 없다면 우리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역사 속에 사라진 인물들이 삶을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갔으며, 지금의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되짚어 보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는 창경궁의 밤의 모습은 색다르고 신비하게 다가왔다. 고궁의 밤을 즐기는 야간 특별 관람은 창경궁과 경복궁 등 특정 기간에만 관람할 수 있으니 가족과 함께 조선 시대의 궁궐의 밤 정취를 느껴보는 시간을 한번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초록감성아빠(황성한, 기적의아빠육아 저)의 <아빠 오늘 뭐할까요> 매거진은 아빠X아이의 체험활동을 소개하고 주 1회 발행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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