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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wn Hill May 17. 2018

미국에서 만난 Mother's day!

어머니 날의 변질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그래프턴(Grafton)에 한 효녀가 있었다.

교사로 일하던 애나 자비스(Anna Jarvis, 1864~1948)

그녀는 1907년 어머니 기일에 하얀 카네이션을 교회에 나눠주면

서 '어머니 날'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내비쳤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날 제정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어머니의 날을 만들면 아버지의 날, 장모의 날, 장인의 날, 삼촌의

날 등도 있어야 한다"는 반대에 부닥쳤다.

제정 여론에 힘이 실렸고 1914년 5월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1856~1924)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연방 공식 기념일이 됐다.


우리나라 어버이 날의 원조격인 Mother's day의 탄생 배경이다.

이 나라는 참 기념일이 많다.  그리고 잘 챙긴다.


얼마 전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104번째 Mother's day, 어머니의 날

이었다.

이날 하루 종일, 누구랄 것도 없이 Happy mother's day! 라며 인사

를 나눈다.

문자 메시지를 마무리할 때도 Happy mother's day!

Happy mother's day! 를 적은 이미지와 사진들이 온-오프 라인에

서 넘쳐난다.


며칠 전부터 아빠와 아이들은 꽃과 선물을 사들고 사람들이 밀려

드는 레스토랑을 예약하느라 애를 먹는다.

그렇게 한바탕 요란을 떨면서 지나가는 하루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기사를 훑어보다가 이런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By Kendall Trammell, CNN

'어머니 날을 만든 그녀, 그 날을 혐오하게 되다' 정도의 뜻인데

이유를 들어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자비스가 꿈꾸던 어머니 날의

본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온갖 상술이 판을 친다.


이날은 일 년 중 크리스마스 때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꽃과 선물이

팔린다고 한다.

미국인 한 사람 당 평균 180달러(약 20만 원)를 하는데

전체로 따지면 무려 2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4조 8천억 원어치

다. 보석류만 5조 원에 달한다.


사람들은 사치스러운 꽃장식과 요란한 기념 카드, 터무니없이 비

싼 가격의 초콜릿을 사느라 너무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이다.

(물론, 같은 타운에 살고 있는 주변 미국 사람들 중엔 소박한 감사

카드를 나누면서 원래 취지에 충실한 분들도 여럿 있다.)


어쨌든 자비스는 생전에 어머니 날의 상업화를 몹시 싫어했고

이 날을 이용해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업자들을 비난했다고 합니다.  


하긴 우리나라도 기념일의 상업화에선 둘째라면 서러운 나라다.

게다가 기념일도 국산보다 수입산(V~머시기 데이 같은)을 더 좋아하는지,

정말 과할 정도로 챙기고 소비 심리를 이용해 먹는다.


그나저나 Father's day는 없나 알아봤더니, 6월 세쨋 주 일요일

이다. 그런데 이날은 엄마와 아이들이 잘 안 챙긴단다. 왜 그럴까..


#mothersday #jarvis #virgi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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