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성환 Aug 20. 2022

스타트업은 행복의 크기만큼 불행도 클 수 있다

행복한 스타트업 구성원이 되려면

"당신은 직장에서 언제 행복을 느끼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월급날, 생일파티, 사내 이벤트 등이 아닙니다. '최고의 조직'을 쓴 김성준 교수님은 한국 직장인 6천 명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직장에서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를 물었다고 하네요.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성장할 수 있는 과제를 부여받았을 때', '장애가 발생하면 모두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할 때', '무슨 일이든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였습니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잘 추진했을 때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죠. 


반대로 불행을 느끼는 순간은 

'업무 방향성과 목적이 불분명할 때', '조직과 나의 R&R이 혼란스러울 때', '과제가 진척되지 않을 때'처럼 자신의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알 수 없는 기준으로 허물어질 때 극도의 불행을 느낀다고 합니다.




어제 원티드 HR 컨퍼런스 패널 토론 중에 '스타트업 조직문화의 특징'에 대한 질문을 듣고, 오늘 다시 한번 문득 떠올랐습니다. 제가 겪었던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통해서 일반화하긴 위험하지만, 대체로 스타트업은 사람이 적어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빠른 실행과 피드백을 통한 수정, 자기 주도적 의사결정 등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입니다. 자연스럽게 도전적인 과제를 통한 성장의 기회가 더 많죠. 이때 사람들은 성취감과 몰입을 느낍니다. 설문조사에서 '직장에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상황'인 것이죠. 이런 성취감, 몰입, 행복감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안정성을 추구하고, 다소 시간이 걸리는 의사결정 구조로 일의 진행이 느린 편입니다. 구성원들이 맡고 있는 업무가 보통 한 개인이 완결할 수 없고, 많은 사람들이 협업하고, 서로의 리스크를 점검해줍니다. 온전히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성취, 몰입과 같은 행복감을 느끼는 빈도도 낮습니다. 반대로 크게 불행감을 느낄 일도 많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성취나 몰입, 행복감에 대한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클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스타트업에서 사업과 서비스는 대기업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스타트업에서 모호한 R&R과 수시로 바뀌는 과제의 방향성은 때로는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가 되기도 합니다. 설문조사에서 '직장에서 불행하다고 느끼는 상황'과 유사하죠. 즉 스타트업 구성원들은 불행감을 느낄 가능성도 더 높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이라는 똑같은 회사, 똑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모호한 역할과 비전 등으로 인해서 불만을 가지고 금방 회사를 떠납니다. 


스타트업 경영자와 HR이라면 업무와 사업의 방향성을 더 자주 공유하고, 모호한 R&R, 프로세스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등이 필요합니다. 어렵다면 어려운 이유를 구성원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에 집중하거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에 있지만,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구성원이라면요? 우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직장에서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들은 대체로 '방향이 불분명하거나', 'R&R이 혼란스러울 때' 등과 같이 조직 차원의 문제입니다. 개인이 혼자 바꾸기 쉽지 않죠. 반면 행복한 순간은요? '성장할 수 있는 과제를 부여받았을 때' '함께 해결하고, 함께 추진할 때' 등과 같이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 하지만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즉 불행한 것은 조직 차원의 문제인 반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개인의 노력에 더 가깝습니다. 


우선은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세요.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해보고, 먼저 나서서 팀원을 도와주고 격려해주세요. 그래도 노답이라면 그땐, 행복을 찾아서 떠나야죠.



매거진의 이전글 팀장이 무슨 성인군자라도 되라는 거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