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센스' 잡초 밭에 들어가 배회하지 말라
한 친구가 자기가 스키를 타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스키장에서 떼구루루 구르고 정신을 차려보니 응급실이었고, 갈비뼈 골절을 확인하기 위해서 MRI를 찍었다고 하네요. 벌써 어떤 분은 갸우뚱하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저는 이렇게 대꾸합니다.
MRI로 어떻게 갈비뼈 골절을 확인하냐?
MRI에는 부드러운 조직만 확인할 수 있는 거야,
MRI가 아니라 엑스레이였겠지
셀레스트 헤들리는 그의 책 '말센스'에서 이런 상황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야기하고 있는 중요한 주제와 크게 상관없는 사소한 부분에 집착해서 흐름을 끊는 것을 이야기하죠.
사실 일상생활에서 이런 경우는 너무 많습니다.
우리는 친구가 와인에 대해서 멋지게 설명하는데, 그의 발음을 지적하면서 흐름을 끊기도 합니다. 때로는 친구와 함께 참치를 맛있게 먹고 대화를 나누다가 굳이 참다랑어와 가다랑어, 참치의 차이를 세세하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업무 상황으로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팀원에게 보고를 받다 보면 팀원이 용어를 잘못 쓰는 경우도 있고, 사소한 발음을 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실수를 알아채면 그 실수를 당장 바로잡아주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꼭 필요하다면 팀원의 말이 다 끝나고 나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팀원이 보고를 하는 중에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 지적을 받으면 중요한 내용보다 작은 실수에 더 집중하게 되어 위축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 끝나고 나서 팀원의 실수를 이야기해주려 했는데 깜빡하고 말하지 않았다면 괜찮습니다.
기억할 만큼 중요한 실수는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반복적으로 항상 틀리는 용어는 보고가 끝나고 조용히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모른 척 넘어간다면 알면서 상대방의 마음이 상할까 봐 지적하지 않는 ‘착한 상사 콤플렉스’에 해당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