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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 황푸강 뱃놀이

두근두근 첫 상하이 9

by 션표 seanpyo



상하이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황푸강변, 그리고 그곳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단연코 야경이다. 황푸강 야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는 편인데 와이탄에서 바라본 푸동의 스카이라인이 좋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빈장다다오에서 바라본 푸서의 와이탄 풍경을 추천하는 이도 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황푸강 유람선 관광을 선택했다.



상하이맵2.png




황푸강 유람선, 탈 수 있을까?


“만일 택시를 잡지 못했다면, 이 길을 걸어 왔어야 하는 거야???”“아… 이 택시가 사랑스럽네.”택시 안에서 아찔한 상상에 대해 논하는 사이 선착장에 도착. 규봇이 미리 준비한 현지 주소를 기사에게 보여 쉽게 선착장에 닿을 수 있었다. 티켓을 끊는 곳을 확인했는데,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아 잘못 온 건가 싶었다. 다행히 여기가 맞는데, 또 다른 문제 발생! 우리의 환경 친화형 로봇 현규는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e-ticket을 준비했으나 이곳에서는 그저 신기해하는 눈치다(갑자기 그쪽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직원이 구경난 듯 달려들었다).


포토트래블다이어리_031.jpg


‘종이로 출력해 왔어야 하나?’ 싶은 불안감이 다시 엄습. 규봇은 많은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고, 아마도 첨단 규봇의 ‘다중 언어 지원 서비스’를 통해 어찌저찌 무사히 승선 허락을 받은 듯하다. 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다가와 좀 불안하긴 했지만, 이 사람들 꽤 친절했다. 어쨌든 티켓은 종이에 출력해 오자. 좀 헤매서 그런지, 금세 탑승시간이 다가왔다. 어느덧 많은 사람들이 황푸강가의 수많은 불빛들 사이를 지나 유람선이 멈춰 서 있는 곳으로 향했다.




유람선에서 푸동과 와이탄 야경을!

‘오… 나름 설레네.’ 유람선을 처음 타 보는 것도 아닌데, 다들 펼쳐진 풍경에 푹 빠진 채 들떠있는 표정이다.

유람선 안쪽은 두 개의 층으로 되어 있었다. 1층은 실내로 의자와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고, 한쪽에서 차와 맥주, 과자 등을 판다. 2층은 트여 있어서 바깥 경치를 구경하기에 좋다. 많은 사람들이 유람선 2층으로 흘러갔다. 보다 선명한 도시의 불빛들에 다가가기 위해서. 불빛들은 불과 불, 빛과 빛 저마다 다른 모양과 색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확실히 민낯보단 화장한 얼굴이 더 예뻐 보이긴 한다. 낮에 보았던 것보다 더 화려하고, 멋지다.





강을 사이에 두고 조금은 다른 불빛들의 행렬을 보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푸동 쪽의 높은 빌딩들은 저마다 빛의 색과 모양을 통해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는지 다양하고 화려한 불빛들이 많다. (그래도 눈에 잘 띄는 건 역시 독특한 모양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동방명주다).


상하이의 아이콘 동방명주타워

방송 수신탑으로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다는, 에펠탑의 순이익률을 뛰어넘었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 적 있다. 이미 상하이에는 동방명주를 내려다 보는 높은 빌딩이 많이 생겼지만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할 것 같은 독특한 외관 덕분에 앞으로도 오래도록 상하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남을 것이다.


푸동야경_.jpg


반면 와이탄 쪽은 오래된 건물들이라서 그런지 잔잔하게 일정한 톤을 유지하며 멋을 부리고 있었다. 그렇게 유람선은 낮은 속도로 황푸강을 가르며, 총총한 도시의 불빛들 사이를 흘러 흘러 나아갔다.





황푸강 야경을 배경 삼다

겨울이라 강바람이 쌀쌀하게 느껴져서 유람선 2층에 오래 머물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고나 할까? 계속 같은 풍경들이 이어지니, 처음에 느낀 야경의 매력도 점차 반감이 된다. 12월 차가운 강바람을 피해 1층으로 내려온 일행들... 그렇게 한 시간의 황푸강 뱃놀이가 끝나고 뭍에 닿았다.

그런데 시간은 아직 9시가 채 되지 않았다. “이대로 숙소에 들어가긴 아쉽고…” “뭔가 특별한 곳은 없을까?” “따뜻하고,” “맛있는 것도 있고,” “아무튼 멋진 곳?” “있지. 정말 유명한 곳이 한 곳 있지.” “어디?” "탐크루즈가 케이티홈즈에게 청혼한 장소로 유명한...'


“New He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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