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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캠핑, 1살 먹으러 떠납니다.

9살 아빠와 사진여행

by 션표 seanpyo


아이와 함께하는 첫겨울 캠핑. 특별히 이번에는 2016년 마지막 일몰과 2017년 첫 일출을 맞이한다는 나름의 의미를 담아 실행에 옮겼다.



어른도 쉽지 않은 겨울 캠핑을 아이와 함께하기 위해 앞서 두 번의 경험을 했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아이와 첫겨울 캠핑을 위해 준비할 것 3가지


날씨 확인

첫겨울 캠핑이라면 강추위, 강풍 등의 어려운 기상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 겨울이라고 해서 추운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리 2~3일 전 날씨를 보고 가늠하는 것이 좋다.


따듯한 겨울 침낭과 매트

겨울 캠핑을 위해 난로나 전기장판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난로는 위험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겨울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침낭과 매트다. 침낭의 내한 온도와 매트의 R밸류는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방한 준비

가지고 있는 가장 따듯한 옷을 여러 벌 준비한다. 바깥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야 하는 아웃도어 활동은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양말도 두꺼운 양말을 두 겹 겹쳐 신는 것이 좋다. 핫팩도 여러 개 준비하자.


자 이제 준비를 마쳤다면 출발~!




캠핑장으로 바로 가지 않고 느긋하게 둘러 파주에 있는 국숫집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캠핑장에 도착하면 쉘터와 텐트를 구축하고 짐 정리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식사를 해결하는 쪽이 좋다.


어른들이야 어떻게든 참을 수 있지만 갑자기 춥고, 갑자기 오줌 마렵고, 갑자기 배고픈 게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파주 뇌조리 국숫집은 갈비와 국수를 세트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이는 잔치국수를 어른들은 매콤한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집을 나선 것은 오전이지만 캠핑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 겨울철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지겠다 싶을 무렵이었다. 구름이 두껍고 밀도가 높아 오늘내일 일몰과 일출을 찾아 간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겠다 싶은 하늘이었다.




성수기에는 도심 한복판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곳이지만 오늘은 예상했던 대로 너른 공간이 텅 비어있었다.




좋은 계절에 캠핑장에서 만나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지만 겨울에는 온전히 자연의 호젓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빼놓을 수 없는 겨울 캠핑의 매력이다.





쉘터가 있으면 좋다.

아니, 바람이 불지 않아도 쌀쌀한 겨울에는 필수라 생각된다. 백패킹이 아니라면 생활을 위한 베이스캠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쉘터는 바람도 막고 어느 정도의 보온이 가능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다.





올 한 해 아웃도어 활동을 함께 즐긴 또 한 명의 지인이 잠시 찾아와 한 해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둘 뿐이던 세상에 잠시 활기가 돈다.





아이들은 공놀이를 즐기고





우리는 불을 지폈다. 가스 토치를 가져오지 않아서 주변 잔가지를 모아 작은 불로 장작을 태웠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캠핑이란 아이들의 행위와 별반 차이 없는 남자들의 놀이다. 캠핑용품 역시 놀이를 위한 장난감인 셈.





정해 놓고 놀면 시간은 더욱 빨리 흘러간다. 특히나 하루 종일 바깥에 있으면 동쪽에서 올라온 해가 서쪽 산 아래로 떨어지는 시간이 의외로 빠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 지인은 인근 스키장으로 떠나고.





다시 우리 둘만 남았다. 이렇게 도중에 누군가 떠나면 빈자리는 이전보다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하지만 둘만의 시간은 더욱 또렷해진다.






바다 가운데 외딴섬같이,

아득한 우주의 외딴 별처럼,

컴컴한 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은 우리뿐.


그 품 안에서 혼자 떠난 여행과 함께 떠난 여행의 중간 어느 지점의 아릿함을 느낄 수 있다.






셸터에 난로를 들여 불을 피우고 긴 밤을 위한 준비를 하나둘 시작한다.






추운 겨울에는 가스가 얼어 제품의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 왕왕 생긴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할 경우 중독 또는 폭발 사고도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석유난로 역시 마찬가지, 주기적으로 환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과자파티를 즐긴 뒤 잠들었다.

※ 취침 시 아이의 침낭 발 아래쪽에 핫팩을 양말에 감싸 넣어주면 좋다.






2017년 새해 첫 아침, 역시 해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동이 트고 나서 잠시 후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를 깨우기 전 다시 장작을 지폈다. 동절기를 제외하고는 아침에 모닥불을 켜는 일이 거의 없지만 이 계절에는 아침에 모닥불이 간절히 필요하다.






이제 자는 아이를 깨울 시간






새해 첫날 아침 텐트에서 잠이 깬 아이...





역시 텐트에서 나오자마자 떠오르는 태양 앞으로 모닥불로 향했다.






떠오르는 해를 함께 바라보며 새로운 한 해의 바라는 것을 상상한다. 두 남자가 사이좋게 한 살을 나눠 먹었다.





아이는 너른 마당에서 드론을 날린다. 서울에서는 드론을 가지고 놀 공간이 마땅치 않다.






겨울 캠핑, 알아두자!

영하의 날씨에 일어나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바로 물과 가스다. 물은 1회용 플라스틱병에 꽁꽁 얼어있고 가스 역시 점화가 되지 않는다. 물티슈마저 얼음이 되어 사용할 수 없으며 귤은 돌덩어리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날 잠들기 전 사용할 물은 코펠에 미리 부어놓고, 가스나 물티슈는 침낭 안에 두고 자는 것이 좋다.




한 해를 함께 보내고 2017년 첫 아침을 자연에서 맞이한 것은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의미 있는 이벤트였다. 올 한 해도 좋은 경험들로 풍성하게 채워갈 수 있기를... 이제 떡국 먹으러 집으로!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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