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Days Dazed

너는 참

예쁜 강아지

by 우너


널 너무 사랑해


먹을 것 밖에 모르는 먹보

그러면서도 산책을 밥보다 더 좋아하는 말괄량이


수시로 물려다가는 민망해서 하품하는 척을 하고

화나서 물고나선 돌아서서 벌벌떠는 겁쟁이


까맣고 다리도 길어서 튼튼할 것 같지만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겁에 질리고

천둥번개에 간이 쪼그라들어 귀를 쫑긋 그 동그란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안 어울리게 긴 고운 속눈썹을 파르르 떠는 너


몸이 아프면 앓는 소리도 크게 못내고 풀이 죽어 누워있고

요즘은 그런 모습이 더 익숙하지.


산책나가면 신나서 주체못하고 첫 20분은 정신없이 질주하고

오줌은 한꺼번에 비우고는 밖에 나갈때까지 자꾸만 참던 너.


우리 순둥이. 누나가 뭘 몰라서, 잘 못해서 답답한 게 많았지?

되돌아보면 내가 놓친 메세지들, 작은 신호들

모르고 저질렀던 실수들이 자꾸 마음에 걸려.


니가 얼마나 착하고 순한 강아지인지도, 난 몰랐지


아플까봐 발톱도 털도 못깎게 하고

하수구가 세상제일 무서운 바보.


혼나고 심심해도

토라지거나 기죽지 않고

언제나 발랄하고 활달한 예쁜 우리 강아지


이 나이에도 우리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너는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야.


나는 너한테 어떤 동반자였니

때론 부족하고 때론 넘쳐 너도 답답하고 힘들었겠지만

노력과 사랑만큼은 항상 넘치게 너를 향했다는 걸

니가 알았으면 참 좋겠다아


네가 받은 사랑만큼 네가 행복했으면.


행복해 아가야

언제든 어디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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