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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너 Dec 14. 2019

In the name of love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Love is patient, love is kind. It does not envy, it does not boast, it is not proud. It does not dishonor others, it is not self-seeking, it is not easily angered, it keeps no record of wrongs.Love does not delight in evil but rejoices with the truth. It always protects, always trusts, always hopes, always perseveres.

1 Corinthians


사랑은 조심스럽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그 사람이 뭘 원할지 하루에도 몇번씩 상대방의 눈높이에 서보고, 내가 무엇을 해야 상대방이 기쁠까 고민에 고민을 더하는 마음이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쟁취하는 것보다 상대방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주어야 할지가 중요해지는 것이 사랑이다. 예의나 겸손을 보이기 위한 배려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행복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방을 기쁘게 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름다운 사투이다.


따뜻한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 예의와 존중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 사람. 무엇도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는 사람. 희생과 노력 뒤의 고통을 알지만 어렵다고 해서 기피하기 보다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는 기꺼이 자처하고, 누군가의 희생에 감사함을 표현하고 황송할 줄 아는 사람.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감사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사람. 작은 행동 뒤의 깊은 배려를 느끼고 헤아릴 줄 아는 사람. 따스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분명. 선택적 따스함은 계산적이다. 그런 사람은 진짜일 리 없다.


반대로, 좋아한다면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 좋아한다면 당연시 여기지 않는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는 그렇게 행동할 수 없다. 그들이 흔히 믿는 착각은 -- 혹은 자기들도 알면서 착각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말일지도-- '내가 너를 이렇게나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같이 있고 싶고, 떨리고 너와 가까이 있고 싶고 만지고 싶고 가지고 싶은거야.' 하는 로직인데, 논리를 어디에서 배웠나, 생각이나 찬찬히 해보고 하는 말인가 묻고싶다. 그런 말을 하는 덜 떨어진 당신이 그 누군가를 만지고 가지고 싶은 건, 당신 자신과 자신의 욕구를 아끼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원하는 당신 스스로를 사랑해 마지 않아서 그런 헛소리를 하면서까지 상대방의 마음(과 더 나아가 몸까지)을 얻고자 하는 동기에서 나오는 착오적인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들도 상황에 따라 표면적으로는 로맨틱하게 들려서 마음을 선동당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진짜로 따뜻한 사람은 매 순간 눈빛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그 따뜻함으로 긍정의 기운을 전파한다. 특별한 동기 없이도 그 안의 에너지에서 우러나오는 친절과 배려로 삶의 여유를 나눈다. 그런 사람이 되려 애쓴다. 시시각각 변화하고 재정의되는 나지만, 그래도 오늘 하는 수많은 선택 중의 대부분의 것들이 나를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기를 한결같이 소망한다. 그리고 나에게 나와 닮은 사람이 찾아와주기를, 따뜻한 카푸치노의 거품과 알싸한 시나몬의 향기 그리고 나란히 앉기를 좋아하는 내 옆에 기꺼이 앉아주는 그 사람의 예쁜 미소와 그보다 더 예쁜 마음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그 때의 나이기를. 우리가 언젠가 서로에게 닿기를, 그리고 서로의 일상에 시나브로 스며들어 물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To love does not mean to surrender, dissolve, and merge with another person. It is the noble opportunity for an individual to ripen, to become something in and of himself. To become a world in response to another is a great immodest challenge that has sought him out and called him forth.

Rome, May 14, 1994 Letters to a Young Po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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