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의 여름_7월의 끝 자락에서
타임루프 같았던 7월 18일이 지나고 어느덧, 7월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 사이 물갈이가 잠잠해지는 대신 물비린내라고 해야 할 까, 물 냄새는 적응 중인 나였다. 또 물과 관련해 적응 중인 것은 수압이었다. 한국의 집에서는 따가울 정도의 수압으로 생활을 해온 탓에 이 시냇물 같은 수압에 속이 타오르고 답답함을 순간순간 느껴야 했다. 머리는 왜 인지 너무 빠지고, 피부에는 뾰루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동생의 피부가 언제부턴가 붉게 변했던 것은 분명 물 탓이 분명하다 결론 내렸다.
오븐을 처음으로 사용해 보며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 보지만 오븐 요리는 성공하지 못했다. 어제 한 로스트비프라던가, 버터 새우구이라던 가 다 너무 익혀 버린 탓에 식감도 맛도 슬픔이었다. 그래도 맛있다며 먹어주는 두 사람에게 감사했고 가끔 성공하는 음식들이 있어 어깨를 으쓱하기도 했다.
도착 후 두 번째로 맞이한 일요일. 동생이 해준 롤을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사실 동생의 요리 솜씨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한 사건을 들 수 있다. 동생이 끓여준 라면을 먹고 게워냈던 사건. 이제 동생은 4년 차 주부. 믿음직스럽다.
가져온 책 모순은 아직 읽지 못했고, 희한하게 잠이 오는 것이 이제야 시차 적응 중인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늘을 보면 사진을 찍게 되고 집안 곳곳의 풍경마저 아름답다 느끼는 하루하루. 땅콩이의 응가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엉덩이를 씻기고 새 기저귀를 채우다 소변 공격을 당했던 끝자락의 어느 날. 즐겁고 감사하며 행복한 여름.
7월이 끝나갈 무렵부터 내린 산발적인 비와 천둥번개, 특히 밤이 되면 요란하게 창을 때리듯 쏟아졌다. 이런 날씨 탓에 쌀쌀해진 기온. 여름이 맞느냐 억울해하며 동생의 기모 후드를 연신 빌려 입었다. 그래서일까. 7월의 마지막 날에는 14시간을 내리 잤고 눈을 떴을 때 알 수 없는 목과 턱, 귀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초기에 잡아야 했기에 가지고 간 진통제와 동생의 상비약인 물약 감기약을 복용했다. 잠시 뿐,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캐나다에서의 여름_PART1 : 7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