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1일의 글
누군가 말했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있는 힘껏 사랑하라고. 그 말을 듣고부터 나는 누굴 사랑하는 일에 솔직해졌다. 그 말이 감사하다.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나는 오래토록 좋아하는 마음을 눈치 보며 살았을테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면, 그 말은 언젠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끝난다는 말일 것이다..나의 사랑은 언젠가 끝을 맞이하게 될까.
어릴 때는 쉽게 영원을 결심하고 내뱉어 왔다. 우리는 평생 친구일 것이며 우리는 평생 이런 관계일 거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만남과 이별, 변화를 반복하면서,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보다 헤어진 이는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 그런 생각은 차츰 바뀌었다. 영원이라는 걸 성급히 내뱉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 내뱉긴 하지만 그것을 믿진 않게 되었다. '밥 한 번 먹자', 뭐 그런 말처럼.
그러니 나의 사랑도 언젠가 끝날 것이다. 그러니 힘껏 사랑하자. 그러니 내가 이 날 무엇을 보았고, 느꼈고, 생각했고, 무엇을 사랑했는지 기록하자. 기억하자.
당신을 사랑한 순간을 나는 꼭 간직하고 싶었다. 그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는 걸 알았다. 사랑이 타인을 향하는 순간을 사랑하지만, 어떤 사랑들은 결국 사랑을 하는 나를 위한 것이기에. 내가 쓰러지지 않고 상처 입지 않고 지나간 시간을 견뎌오길 바라는 일이기에.
아니, 그러면서도 나는 바랐다. 나는 당신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것 중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주길 바랐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꼭 그것이 가능해서, 자꾸만 힘을 다해 주고 싶었다. 작은 일에도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사소한 일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당신이었다. 당신을 좋아하는 일은 진심으로 나의 자랑이기에, 그리고 당신은 나의 사랑이기에(그것이 다른 이들이 말하는 어떤 형태의 사랑이 아닐지라도), 당신이 우리를 보아주는 눈빛, 생각해주는 마음들, 그 모든 것이 한 번씩 밀려올 때면 나는 '아, 나는 당신을, 그리고 당신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어떤 사랑은 끝을 맺을까. 모든 일에 끝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영원이란 함부로 존재하지 않을테다.
그렇지만, 나는 진심으로, 당신을 오래토록 좋아하고 싶다.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전달해드리고 싶다. 좋은 말을 자꾸만 건네고 싶다. 좋은 이야기를 언제나 건네서, 그래서 당신이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가던 길로 천천히 같이 가자던 당신의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