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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rchive Sep 23. 2024

놀랍게도 합성이 아니다.

외눈박이 상어 이야기


누군가 이 사진을 본다면 합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눈이 하나이며, 온몸이 새하얀 상어. "몬스터주식회사"속 외눈박이 주인공 마이크 와조스키가 연상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조작된 무언가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이는 모형도, 외계인도 아닌  임신한 상어 속에서 발견된 태아이다. 물론 끔찍한 돌연변이를 지닌.


이러한 상어 돌연변이의 역사를 알면 꽤나 흥미로운 요소들이 숨어있다. 



최초보도

2011년 멕시코의 캘리포니아만에서 한 어부가 흉상어과에 속하는 Duskyshark (Carcharhinus obscurus)을 잡아드렸고 이 상어는 임신한 암컷개체였다. 내부에 태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앞에 언급했던 그 상어가 발견된 것이었다


분명 상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몸은 새하얗고(알비노), 눈은 있어야 할 위치에 없고 두부 정 가운데에 하나의 안구(크기는 일반적 상어의 눈과 비슷)만이 존재하였다. 이렇게 안구가 하나인 돌연변이의 경우 단안증[Cyclopia]라고 부른다.

연구진에 의해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전설로 존재할만한, 말도 안 되는 생김새였던 것이다. 


그 후로도..

2011년 이후, 비슷한 위치에서(캘리포니아 만) 이번엔 전혀 다른 종의 전자리상어 Pacific angel shark  (Squatina californic) 비슷한 돌연변이를 갖고 태어난 상어가 발견되었다. 몸은 역시 알비노로 새하얗으며,

이번엔 눈이 하나로 완벽하게 합쳐지진 않았지만. 역시나 눈은 눈구멍도 형성되지 않은 채 정상적 위치에 있지 않고, 머리 쪽에 쏠려있는 형태로 존재하였다.  




이밖에도 눈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았지만 제 위치에 있지 않고 머리 한가운데로 쏠려서 인면어 같은 행태를 한 상어 태아들도 꽤나 발견되었고 이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 중에 있다.




원인은?

그렇다면 원인은 무엇일까? 원인을 추정해 보기에 첫 번째로 주목해야 할 사안은 

바로 이 돌연변이 자체이다. 눈이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은 Cyclopia,  눈이 비정상적으로 두부 정가운데로 쏠리는 현상은 Synophthalmia라고 한다. 이 현상은 모두 똑같은 하나의 원인에서 유발된다.


바로 전뇌증[Holoprosencephaly(HPE)]이라고 불리는 증상이다. 이는 임신 중 태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뇌가 좌/우로 갈리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뇌가 분리되지 않아 다른 신체부위 (특히나, 뇌에 가까운 눈, 코 입)  또한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현재까지 투고된 안구 돌연변이 상어에 대한 논문을 정리한 내용이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발견이 되고 있고, 연구활동도 이에 따라 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뇌증은 비단, 상어 태아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포유류에서도, 인간아이에게서 일어나는 일이다.

물론 지독한 발달장애다 보니 그 정도에 따라 생존확률은 거의 0에 수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 이유 때문에 발견되더라도 임신한 어미 뱃속에서 태아의 형태로 발견되는 것이기도 하다 <- 이점 때문에

어획 간 잡힌 임신한 상어의 뱃속에서만 발견된 것으로 추정  


전뇌증[HPE]이 일어나는 원인은 꽤나 복합적이다.

선제적으로 이는 태아 초기 발생 시에 일어나는 특정 유전자 변형에 의해 일어난다 

단순 부모 보인자로 인한 선천성 돌연변이보다는  비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비유전적 요인에는 "환경적 요인"이 포함된다. 환경적 요인이란, 인간의 경우로 예시를 들자면,

임신 중 모체의 약물복용, 당뇨, 알코올섭취, 바이러스 감염등이 있을 수 있다 




이 환경적 요소에 입각해서 다시 상어 돌연변이 현상을 고찰해 보자

지금까지 사례들 중 유독 겹치는 발견지가 있다 바로 캘리포니아 만이다 

위 지역에서 1960년대 후반부터 석유산업을 필두로 한 산업 기술 발전이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꽤나 오랜 기간 동안 해양오염이 지속되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도 선박으로 인한 오염과 산업 오염으로 중금속 꽤나 축적이 되었다는 보고도 기록되어 있다. 바로 이 지점이다. 중금속으로 인한 해양오염이 꽤나 치명적인 환경요인으로 추정된다 해양오염은 바다 내 태아 발달 저해 물질 즉 테라토겐으로 작용하여 HPE를 유발했을 것이다.


또 의문점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유독 Carcharhinus [흉상어속]에 속하는 어종이 많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추측은 2가지이다. 


1. 흉상어속에 속하는 상어들이 단순히 HPE에 취약한 유전인자를 갖고있다는 것이다


2. 기형이 관찰된 흉상어속은 모두 태반과 탯줄을 갖는 태생상어이다. 또한 다른 속에 속하는 청새리상어의 경우도 태생을 하고, 단안증 돌연변이가 발견된 이력이 있다. 태생상어이기에 벌어진 일일수도 있다고 추측이 된다. (믈론 완전 태생이라 할 수 없는 전자리상어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기형 태아가 발견되었기에 확신할 수 없음.. )


단안증의 청새리상어 태아

물론 표본과 그 사례가 적은편이다 보니 단정지을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논문에 나온 샘플들의  출처들이 모두 어획 우연히 발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연구 진행에 있어 그 경우의 수가 너무나 제한적이다. 


하지만 시사성은 분명하다. 해양오염과 기형 태아의 출현간 상관관계가 증명이 된다면, 환경보호에 대한 당위성을 더 갖출수도 있을것이다. 태어나지 못하고 죽어버린, 또 태어났더라도 금방 생을 다했을 운명들에게 이러한 끔직한 일들이 일어난 원인을 규명해낸다면, 이들의 존재도 그 가치가 충분히 있지않을까라고 생각한다.  





Reference

  Bejarano-Álvarez, O. M., and F. Galván-Magaña. “First Report of an Embryonic Dusky Shark (Carcharhinus Obscurus) with Cyclopia and Other Abnormalities.” Marine Biodiversity Records, vol. 6, 2013, p. e11.

  López, J., Meléndez, R., and A. Brito. “Occurrence of a Cyclopia in a Blue Shark Prionace Glauca (Linnaeus, 1758) Embryo.” Marine Biodiversity Records, vol. 1, 2008, p. e71.

  Márquez-Farías, J. F., and J. de la Cruz-Agüero. “Morphological Abnormalities in Two Elasmobranch Species from the Gulf of California, Mexico.” Hidrobiológica, vol. 22, no. 1, 2012, pp. 1-6.

  Escobar-Sánchez, O., et al. “First Case of Synophthalmia and Albinism in the Pacific Angel Shark Squatina Californica.” Journal of Fish Biology, vol. 85, no. 2, 2014, pp. 494-501.

  Whitehead, D. A., et al. “Holoprosencephaly and Other Morphological Abnormalities in the Silky Shark Carcharhinus Falciformis.” Latin American Journal of Aquatic Research, vol. 50, no. 5, 2022, pp. 760-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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