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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Mar 26. 2019

2019년 3월, 애플 키노트를 보고

"우리도 서비스를 할 줄 안다" 당당하게 자랑한 애플에게 박수를


 지난 3월 26일 새벽 2시(현지 시각 25일 10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파크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이 새로운 키노트를 발표했습니다.


 몇 가지 일이 있어서 라이브로 보지는 못했지만, 뒤늦게 스트리밍으로 공개되어있는 애플 키노트를 보고.. 짧게나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서비스에 집중된 키노트



 그동안 애플의 키노트를 보면, 최소한 하나 이상의 하드웨어 발표는 꼭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키노트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드웨어 관련된 발표가 하나도 없이 오로지 새롭게 출시되는 서비스에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지난 18일부터 별도의 쇼케이스 없이 하드웨어들을 하나 둘 공개를 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설명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드웨어는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것처럼 키노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공개된 4개의 새로운 서비스



 이번 애플 키노트에서는 총 4개의 서비스가 발표되었습니다.


 약 300여 개의 매거진을 한 번에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인 "애플 뉴스 플러스"

 애플 뉴스 플러스는 그동안 애플이 서비스하고 있는 애플 뉴스에 월 9.99달러의 구독료를 내면 약 300여 개의 매거진을 한 번에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동안 애플 같은 경우 직접 뉴스를 골라서 이용자가 관심 가질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형태의 뉴스 플랫폼을 운영해왔는데, 그 플랫폼을 뉴스를 넘어서 매거진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디지털 매거진 유통 플랫폼을 구성하였습니다.



 애플이 직접 관여하는 새로운 신용카드 "애플 카드"

 애플이 운용하고 있는 애플 페이 서비스 같은 경우 올해 말이면 약 40여 국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애플은 이 애플 페이 서비스에 새로운 확장을 시작합니다. 바로 애플이 직접 관여하는 애플 카드 서비스입니다.


 애플 페이 안에서 신청하여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가상의 신용카드 서비스로, 골드만삭스와 마스터카드와 함께하며, 애플 페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가맹점을 위해서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물리 카드도 함께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카드가 발급되면 CPU 안의 보안 영역에 카드 정보가 보관되고 카드를 결제할 때마다 1회 성 카드를 생성하여 인증하는 구조로 카드 번호가 유출되어도 결제 이후에는 세상에 없는 카드가 되어버려 보안에 있어서도 확실하다고 합니다.


 애플은 단순한 신청, 낮은 수수료, 저렴한 이율, 사용 보상이 확실하다는 점을 주요 특징으로 꼽았으며,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 건전하게 쓸 수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더군다나 가장 파격적인 것은 상환일 및 분할상환 여부를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설정 가능하며, 연회비, 해외 이용 및 연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아이폰을 이용해서 애플 카드로 결제하면 사용 금액의 2%, 애플스토어 등 애플 플랫폼에서는 3%를 돌려준다고 합니다. (단, 물리 카드는 1%)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현재 대다수의 게임 서비스는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거나, 무료로 내려받은 뒤 앱 내의 콘텐츠나 아이템을 결제 또는 광고를 보아야 되는 부분유료화 게임이 대다수입니다. 이러한 게임 시장에 대해서 애플은 새로운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안했습니다.


 구독을 통해서 사용자는 광고와 추가 구매 유도 없이 온전히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게임이 아이폰 · 아이패드 · 맥 · 애플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한다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서 공유되어 끊김 없이 이어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약 150여 개의 국가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며, 아직까지 가격 및 정확한 서비스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키노트의 주인공, "애플TV"와 "애플TV 플러스"

 이번 키노트를 시작하기 앞서서 정말 많은 소문이 돌았고, 키노트에서도 정말 많은 시간을 할당받으면서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애플TV"와 "애플TV 플러스"입니다.


 그동안 애플 TV를 이야기하면 애플에서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는 TV 셋톱 기기를 이야기했지만, 지금부터의 애플 TV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을 넘어서서 삼성전자 · LG전자 · 소니의 스마트 TV, 로쿠(Roku), 아마존 파이어 TV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애플의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는 본인이 보고 싶은 서비스를 선택하여 구독 및 시청할 수 있으며, 그동안 아이튠즈로 제공되었던 영화 및 TV 프로그램 구매 및 대여 서비스뿐만 아니라 케이블 TV와 위성 사업자가 제공하는 스포츠 · 뉴스 · 지상파 TV 방송도 같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넘어서서 애플TV 플러스는, 스티븐 스틸버그부터 시작하여, 제니퍼 애니스턴과 리스 위더스푼, 오프라 윈프리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오리지널 TV 프로그램, 영화 및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하반기에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의 형태 및 요금 등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Appls as a service


 이번 키노트를 보시면서.. 분명히 하드웨어 발표가 없었다고 실망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이번 발표에서 하드웨어가 없는 것이 앞으로의 애플의 행보를 잘 보여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생각하며, 이번 키노트가 시사하고 있는바는 정말 크고, 처음 아이폰을 공개했을 때 보여준 변화 이후에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가져오는 시작점이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 아이패드 · 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하나하나 구축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시점에서는 그 생태계가 꽃을 피워서 그 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애플은 이를 무기로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로 장기적인 전략과 먹거리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보란 듯이 성공할 것입니다.


 이번에 공개한 서비스들은 분명히 다른 곳에서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분명히 스타트가 늦기 때문에 불리한 관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이에 대해서 큰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철저하게 분석했고, 서비스들에 대해서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가꾸어내었으며,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서 오랜 기간 끊기 있게 유지할 수 있는 준비를 끝 마쳤습니다. 그리고 정말 튼튼한 팬층을 통해서 이 콘텐츠들은 꾸준하게 소비가 이루어질 것이고, 점점 시장에서 큰 영향을 하나 둘 보여줄 것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서 한국에서는 애플의 서비스를 100%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별 관심 없거나 멀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한국에서 애플의 서비스를 100% 제공받을 수 있는 시점이 온다면 과연 어떠할 것 같나요?


 적어도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애플이 가져오고 있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말 튼튼하게 자신들만의 생태계가 구축되어있고, 그 위에서 소비될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서 국내 제조사와 서비스 제공 회사들은 긴장하고 충분히 대비해야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시장은 애플이 이번에 펼친 큰 그림으로 인해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파워가 점점 더 강해질 것이고, 결국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구축되어가는 생태계에서 정말 큰 먹거리의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상당히 큰 흥미와 함께 애플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키노트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업계에 광역으로 "우리도 서비스를 할 줄 안다" 당당하게 자랑한 애플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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