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모든 추억이 사라지네. 2

감사한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또 다른 도전.

by 바다의별


그동안 바다의 별과 함께 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방금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감사하다고.
고마운 일들만 생각난다고.
저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바다의 별 마지막 날.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지...
불쑥.
갑자기.
바다의 별은 잠시 휴식한다고 그렇게 연락드리는 저의 손이 너무나 무거웠는데...
마지막 한 명의 친구까지
이리 고마웠다고
앞으로의 가는 길에 축복을 빌어주는
그 한마디에 꾹꾹 눌러 담은 미안함과 고마움이 그만 펑펑 울게 합니다.

2021년. 덤으로 얻은 9개월은 하나님 제게 허락하신 축복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너무나 좋은 선생님들과,
너무나 멋진 학부모님과,
너무나 이쁜 우리 아이들.
늘 뒷모습이 아름답고 싶다고 간절했던 그 바람들이 정말 선물처럼 마지막 날에 주어졌습니다.

한 가지 한 가지 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한 달 동안.
기적같이 주어진 많은 것들로 인해,
오랜 시간 바다의 별 숱한 일들이 오직 행복한 기억으로 자리합니다.

30년 제 삶의 중반을 꽉 채운 유아교육자.
바다의 별어린이집 원장 김 00은 이제 새롭게 변신합니다.
내년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헤어지는 걸 아는 것처럼
한참을 품에 꼭 안겨 있던 우리 첫돌 맞은 ㅇㅇ
너 때문에 너무 행복했고, 정말 정말 사랑해!!

어머니의 맘, 꼭 꼭 정성 들여 적어주신 긴 손편지와 저의 취향 챙긴 꽃다발.
바다의 별 기억 속에서 늘 장식될 거 같습니다.

그 많은 교구들, 물품들 끝까지 깨끗하게 정리해 준 우리 귀한 선생님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생긴 저의 아픔의 자국들을 깨끗하게 메꾸어주었습니다.
혹 제가 내 드린 상처가 있다면 저처럼 좋은 기억으로 채워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모두모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21년 9월 30일 바다의 별 어린이집 원장 드림.


공식적인 '어린이집 원장'이라는 호칭을 마지막으로 사용했다.



'어린이집'이라는 우물에서 나는 탈출했다.


뭐 이렇게 까지 말해야 하나 하겠지만 탈출 맞다.

나는 60대가 되면은 '다른 사람으로 살 거야'라고 손나팔 해가며 소리를 질러 되었는데, 그래도 어린이집은 그냥 그 자리에 늘 있을 줄 알았다. 그리고 '원장'이란 공식적 타이틀도 죽을 때까지 가져가는 건 줄 알았다.

물론 아직도 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바다의 별 원장'이라 부르지만.


어린이집 폐원 신고를 마치고 오는 날. 운명처럼 구미시 청소년 상담센터에서 하는 '카운슬러대학 21기'수강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이후엔 자원상담가로서 활동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정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난 접수를 했고, 20회간의 수업과정 중 8회간 이루어진 집단상담의 시간은, 나의 삶에 아주 중요한 터닝포인터가 되어주었다.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한 8회 차 시간은, 나의 꽝꽝 얼려놓았던 10대를, 투명한 그릇에 담아 모두의 식탁 위에 내어 놓았다.

그리고 애써 안 그런 척 움켜잡고 있던, 나의 그림자를 감춘 가면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덕지덕지 화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나의 본연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나의 거울 앞에 섰다.



그렇게 나의 지나간 50대는 '김. 0.0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며 막을 내렸다.




어린이집운영 마지막 날 받은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