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이 동네 아파트도 어제 신기록을 찍었다. 매일매일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 내기하는 바벨탑 요지경 세상 같다. 2020년 1월에서 11월까지, 30대가 사들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체 매매 건수의 33%에 달한다고 한다. (참고로, 20대, 40대, 50대의 구매는 각각 4%, 28%, 18%를 차지했다)
중간 소득 계층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면 16년 동안 안 쓰고 모아야 한다니까 20·30대가 구매한 집은 빚이 대부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물려받거나. 럭키하다고? 보는 관점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다. 집을 공짜로 받고는 거의 매일 시어머니에게 호출당하는 며느리도 봤다. 그 광경을 보며, 차라리 물려받은 것 없는 내가 낫다며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있었다.
살면서 내가 깨달은 게 있다면 내게는 주식 운도, 부동산 운도 없다는 사실이다. 지독히도 안 오르던 주식을 눈물을 머금고 파니 다음 날 바로 15% 튀어올랐다. 그때 깨달았다. 내게 돈을 굴리는 감이나 운 같은 건 없구나. 장기투자할 깡은 더더욱 없고. 그렇다고 능력이 출중해 여기저기에서 돈을 잘 벌어오는 사람도 아니다. 친정에도, 시댁에도 아이를 맡길 형편이 아니었던 터라 아이를 낳고는 일을 그만뒀었고, 아이가 학교에 다니게 된 후 시작했던 일도 지금은 코로나로 개점휴업 상태다.
내가 경험한 가장 괜찮았던 재테크는 자본주의가 들으면 경기를 일으킬 ‘안 쓰는 것, 덜 쓰는 것’이다. 주식이고 부동산이고 이렇게 영원히 오르기만 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아마 이 지구상에 하나도 없을 거다. 추세는 언젠가 방향을 바꿀 거고, 그렇다면 믿을 만한 건 ‘아끼는 것’ 밖에 없지 않을까.
옷은 보통 10년 정도는 입으려고 한다. 10년을 입어도 괜찮을 것 같은 옷을 처음부터 구입하는 편이다. 얼마 전에는 16년 지난 옷을 버렸다. 배달음식은 될 수 있으면 지양해야 한다는 주의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기도 하지만, 사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 영양가가 적기도 하고 요즘은 배달음식 가격이 너무 비싸다. 책은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고 휴대폰은 알뜰폰 요금제(5500원 정도/1달)를 사용한다. 보험은 생명보험만 3개 있고 실비는 없다. 가격이 저렴해 가입했던 실비보험이 3년 만에 50% 오르는 거 보고 실비보험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보험 중개인도 비싸지는 요금 구조 때문에 실비를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실비보험보다는 차라리 운동에 돈을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헬스장에 등록하거나 아예 헬스 기구를 집에 들이거나. 내년에 실비보험이 바뀐다니 그건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사교육은 아이에게 인터넷 강의를 들려주고 있는데, 어느 사회 탐구 1타 강사의 계좌에 130억이 찍혀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사교육은 그야말로 물먹는 하마가 되기 쉬운 분야인 것 같다. 꿀럭꿀럭 돈은 많이 먹는데 아웃풋은 식용 불가능한 물일 수 있더라.
'아낌'의 미학은 뭘까? 미래에 대한 걱정을 줄여준다는 거다. 저축한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몸에 밴 내 생활 태도 때문이다. 아끼는 게 이미 생활화되어 있으니 미래에도 그러리라고 상정하면 노후에도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아, 병원비는 예외다. 누가 어떤 병에 걸릴지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생활 태도는 ‘시-작!’ 하면 바로 생기는 게 아니라, 연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하고 생각보다 시간이 오오오래 걸린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조승우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잘하거나 돈을 이리저리 잘 벌거나 또는 물려받을 돈이 많다면 지금 하고 있는 그대로 계속하면 된다. 하지만 나처럼 이도 저도 아니라면? 클럽에 가야 한다. 강남에 있는 '옥타곤' 이 아니라, ‘생활 태도 수정 클럽.’ 화려해 보이진 않아도, 그리고 물가 상승이 조금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미래를 위해 이만한 보험도 없는 것 같다. 사실 아주 많은 분들이 이미 이 클럽을 꽉꽉 메우고 있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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