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뒤안 길
산만한 편린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뜻 모를 이곳
창가에 서있다
아쉬움의 눈물조각 하나
희뿌연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2.
다람쥐 쳇바퀴 같다던 순환선
한 모퉁이에
순환을 거부하는 모순으로 버티고 서 있는 건
푸르름의 죽음인가
또 다른 생성의 시작인가
아직도 난
순환의 길 위에 있다
3.
희뿌연 안개 속
부여잡을 것 하나
눈 몰아 뛰어가도 지금은 없다. 그저
묵묵히 쌓아가며 가끔
바라보는 것만으로 족하리라
길은 늘 앞에 있다
4.
미련 없음으로 자유로울 수 있고
버림으로 모두 보듬을 수 있는 넉넉함
허공에 맴도는 안개마냥
긴 호흡으로 맘껏 들이마시고 싶다
가슴 가득 채워넣고 싶다
5.
창밖으로 보이는 이곳
하아얗게 물든 세상, 곧
장마가 오려나 보다
비 온 뒤엔 온통
깨끗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