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를 보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던 골목길 어귀
문득
소리 없이 집으로 향하시던 당신을 만났습니다.
같이 가서 식사하자는 말에
살며시 웃으시며 당신은
어색한 듯 입을 벌려 보이셨습니다
이를 해넣기 위해 치료 중이라고...
거기엔
당연히 있는 줄로만 알았던 이가 없었습니다.
행여 걱정이라도 할까, 당신은
지난번 금붙이 판 돈이 좀 있다고
묻지도 않은 대답을 하셨습니다.
자식들과의 정겨운 시간도 마다하고
할머님 저녁상 보신다고 돌아서는
당신의 머리엔
바야흐로 여름이 익어가건만
하얀 눈발이 살짝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전엔 잘 보이지도 않던...
큰 걸음 총총 옮기시는 당신의 뒷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며
굽이진 골목길
전 다시 작은 걸음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