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깨지 않는 이 밤
홀로 적막 속을 걷고 있다.
갈갈이 찢기고 할퀴어져
결코 돌아보고 싶지 않은 뒤안길,
동시대인이 내뿜는 희멀건 한숨에
묻혀 맴도는 한 가닥 안타까움
그 동행의 여로에서
잠깐 돌아다 볼 뿐이다.
한 포기 풀이나마 부여잡고
시간에 밀려가다 어느덧
그 만큼 세월 먹은 나무,
고목으로 스러지고 싶지는 않다.
허위적대며 그려지고 그려 온
또 없을 내 인생의 거친 삽화들,
부둥켜 안고
타는 흙가슴으로 가리라
절망에서 희망으로
어둠에서 빛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