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이라는 부조리를 받아들여 자신의 인생을 고정한 순간 불행이라는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129p
깊은 고난이 닥쳐왔을 때,
혹은 현재의 과업이 너무나 과중되어 있을 때
그 일 혹은 사람 혹은 상황은 하루의 대부분동안 마음을 짓누르고 답답하게 만들죠.
사람이 신경 쓸 수 있는 것들의 어떤 총량이 있다면 그중 과반수를 그 무언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엔 그런 순간이 올 때면 이것이 도대체 언제 끝나는 것일까, 끝나기는 하는 것일까 하면서 깊은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더더욱 그 일에 몰두하고 그것만을 생각하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불안과 걱정과는 달리 안 좋은 상황이 계속 지속되어 왔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상황이 조금씩 변했죠.
운이 좋게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 경우도 있었지만 더 이상한 흐름으로 흘러갔던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분명 상황은 변했고 그에 따라 마음속에 있던 고민들도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딱히 드라마틱하게 개선되고 윤택해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은 반드시 변하고 끝이 난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사람은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고통스러운 순간을 영원할 것만 같은 순간으로 인식할 것인지 혹은 긴 삶에 수없이 존재할 점 중의 하나로 인식할 것인지 중에서 말이죠.
분명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이 있고 고난과 시련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원할 것이 아니며 분명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그 변화를 믿고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하루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