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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바스찬 Apr 07. 2021

겁내지 마

2

주변 사람들은 유튜브를 하기 위해 퇴직도 한다는데, 요새는 평범한 브이로그나 게임 영상으론 절대로 뜨지 못한다. 나는 일단 흉가를 직접 체험을 하기 전에 공포영화를 본다. <곤지암>부터 시작을 해서 <파라노말 액티비티>, <R.E.C.>, <그레이브 인카운터>... 여러 가지를 보았다. 굉장히 단순하다. 위험한 도전을 하고, 위험한 곳을 가고, 무서운데 깡으로 도망 안 가다 결국 죽는다. 너무나도 흥미롭지만, 뭔가 달랐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더 공포가 아닐까? 이 영화들을 보면서 더 여러 가지를 찾아보았다.


'똑똑' 엄마가 내 방문을 두드리신다. 나는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못 들은 척을 하며 컴퓨터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다시 한번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나는 귀찮다는 듯 자리에 일어나 문을 열었다. 엄마는 나를 쳐다보며 3초간 아이컨텍을 하다 '밥 먹어'라는 말을 한다. 


식탁에 앉은 나는 밥상을 쳐다본다. '불고기'와 흰쌀밥이 있다. 아빠와 엄마는 숟가락을 들며 밥을 먹는다. 밥숟가락이 밥그릇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내 귀를 자극한다. 그 순간에 나는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그러자 엄마는 나를 쳐다보며 '얘, 무슨 일이니?'라고 말한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잠시 머리가 띵했다고 말하자, 아빠는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맨날 컴퓨터를 그렇게 하니까 머리가 아프지!'라고 말을 하신다. 나는 그 순간 아빠가 아닌 한 마리의 호랑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정말 욕을 먹었어야 했나... 생각이 든다. 그 순간 엄마는 나의 쌀밥 위에 '불고기'를 얹어준다. 갑자기 모든 환상이 사라지고 평범한 밥상이 보인다. 숟가락을 뜨고 밥을 먹는다. 


방으로 돌아와 나는 정신훈련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 장비를 구매하기로 한다. 여러 가지의 장비가 있다. EMF 측정기, 녹음기, 모션인식과 여러 가지의 불쾌한 노래가 나오는 오르골까지. 총 150만 원 가까이 든다. 나는 이 정도면 3천만 원을 벌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을 하지만, 잔고를 보니 100원도 없다. 나는 정말 눈알을 굴리며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온 거다. 너무나도 웃기지 않은가?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라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 나는 그 꿈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미련을 버리지도 못하고 장바구니에 가득 담긴 이 품목들을 자신이 받기 위해서 안방으로 달려들어간다.


엄마 아빠는 눈이 휘둥그레 뜨며 나를 쳐다보신다. 아빠는 '뭘 할 거라고?'라는 말을 한다. 나는 '친구들이랑 놀게 용돈을 주세요'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엄마가 말한다. '친구가 있기는 하니' 나는 엄마를 쳐다보며 불쌍한 척 표정을 지으며 '제 친구들이 다 바빠서 못 만난 거예요'라고 말하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한다. 엄마 아빠는 다 크고 털 난 29살이 부모 앞에서 애교를 부리며 용돈을 달라는 꼴을 못 본다며 당장 나가라며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킨다. 그러자 나는 돌변하며 말한다. '이것은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투자하는 겁니다!' 그러자 엄마 아빠는 깜짝 놀라신다. 아빠는 '도대체 무슨 투자냐'라며 물어보시자 나는 '월 3000만 원을 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고 150만 원이 있어야 한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렇게 큰돈을 갑자기 요구를 하니 부모님은 당황하신다. 그리고 말한다. '어머니, 제가 일도 안 하고 집에만 있어서 한심하게 쳐다보셨잖아요, 아버지도 제가 맨날 집에서 컴퓨터 게임만 한다고 뭐라 하시고... 이제 그런 아들이 아닙니다. 저 사업해요!'라고 말을 했다. 얼떨결에 부모님은 나에게 150만 원이란 돈을 주시고, 나는 그 돈을 가지고 장비들을 구매했다.


며칠이 지나고 택배가 왔다. 이 장비들을 가장 큰 백팩에 구겨 넣고 나는 침대에 앉아있다. 당장 오늘이야 오늘이야... 손톱을 물어뜯으며 인터넷 방송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얼굴과 함께 공지를 올린다.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방송을 하는 재기 발랄 재기입니다.

오늘 첫 방송은 첫 방송을 기념하기 위해

집보다는 아무도 없는 흉가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저의 방송을 보시고, 많은 분들과 소통을 하면 좋겠고...


잠깐, 이건 너무 옛날 방식이다. 조금 더 강력한 게 필요하다.


안녕, 이 새끼들아!

나는 권재기다 이 짜식들아!!


잠깐, 이건 너무 거칠다. 잘못하면 신고당해서 바로 정지당하기 쉬울 것 같다. 조금 차분하게 할 수 있게... 


안녕하세요, 흉가체험 고스트 헌터 권 띄우고 재기입니다.........


너무나도 완벽하다. 이 글을 이제 여러 곳에 올린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다음,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터넷 방송 사이트, 친구들 가족들 단체 채팅방에서도 함께 올린다. 나는 긴장한다. 보낸 지 1분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누군가가 확인했을 거 같은 기분이 들며 새로고침을 한다. 조회수는 아직 0이다. 걱정 안 해도 되겠지, 단체 채팅방을 확인한다. 숫자가 16이다. 전체 인원은 17명이니까... 아직 안 봤다. 나는 그럴 수 있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에 눕는다. 이제 정말 흉가를 갈 생각에 점점 무섭고 긴장이 된다. 그리고 잠이 들고 만다.


눈을 뜨니 어느덧 밤이다. 나는 내 몸을 움직이려고 하지만, 몸이 돌처럼 굳었다. 나는 점점 두려워지고 무서워서 빨리 일어나려고 한다. 그러자 침대 밑에서 한 여자가 '사아아'하는 소리와 함께 나를 향해 점점 걸어온다. 나는 눈을 질끈 감는다. 눈을 감는 동안 소리가 안 나 갔을까? 하는 생각에 눈을 떠보니 내 코앞에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나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려고 하자 명치에서 목구멍까지 소리가 올라오는 느낌을 받는다. 숨은 점점 차오르고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순간 손가락이 까딱 움직이고 그 순간에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시간을 확인하니 저녁 8시다. 엄마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문을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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