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벚꽃의 진리]
살아 보니 저절로 알게 되더라
사랑하는 것들은 한 잎 남김 없이
흩어 날려 사라지는 비밀을
나이 드니 아픈만큼 보게 되더라
말 안 해도 떠나는 이들의 속마음을
돌아 보니 그럭저럭 깨달아지더라
한 때 빛나던 시위대의 매캐한 눈물과
사랑에 상처 난 내 입술이 메말랐어도
용서할 만큼 충분히 살아왔음을
검투사여 그대는 아는가
그대를 추락시킨 헌법이 절정을 터트리고
스파클링 와인 거품에 사월의 탄성들이 날아들 때
벚꽃은 봄비에 벌써 아닌 이미 낙상 했음을
만남은 이별의 시작점
이별은 영영 이별의 종착점
이별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사월의 길바닥에 흩어져 날린
벚꽃의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