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글의 마리아쥬

아이처럼

by 위 래


음악은 김동률 - 아이처럼



어렸을 때 저는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5번 이상 받지 않으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나를 두고 가는 건 아닌가.

부족함 없이 자랐는데 왜 이렇게 불안해했던 건가 지금은 마냥 웃기기만 하는데, 이 때는 심각했죠.


엄마 휴대폰에는 김동률 - 아이처럼 컬러링이 되어 있었어요.

어렸을 때 이 노래가 길어지고, 컬러링이 끝날 때쯤 가사는

“괜스레 모두 망치게 될까 봐 불안해하죠 ” 로 마무리되는데, 몇 번 반복되면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이 노래를 다시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멜로디도, 가사도 듣다가 보면 옛날 생각이 나더군요. 회색 집전화기를 붙잡고 몇 번이고 전화를 걸고,

받지 않으면 울고 화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피식하고 웃으며 노래가 궁금해져서 조용한 카페에 들어와 노래를 들어봤습니다.

전주도 없이 “사랑한다 말하고 날 받아줄 때엔” 가사가 들려옵니다.

노래를 들을 때는 엄마의 컬러링이라 그런지 엄마 얼굴만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노래 가사가 엄마의 독백같이 들려요.




사랑한다 말하고 날 받아줄 때엔 더 이상 나는 바랄 게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해놓고 자라나는 욕심에 무안해지지만
또 하루 종일 그대의 생각에 난 맘 졸여요





잔소리하는 엄마의 모습들, 독서실로 출근하는 동생 뒷모습에 전하는 응원의 말

빨래를 털며 우리 옷을 보며 빈 집을 보며 돌아가는 엄마의 머릿속

무슨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엄마가 그려져요.

이번엔 카페 안에서 다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옛날 컬러링을 들을 때처럼

생각이 많아질 때쯤 노래가 끝나갈 때쯤, 마지막 부분이 마음에 참 와닿더군요.



내게 와줘서 꿈꾸게 해 줘서
우리라는 선물을 준 그대
나 사랑해요



너무 좋아서, 너무 벅차서 나를 낳고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태어나 엄마를 보고 그녀의 손에서 커가는 모습들이

어린 우리를 키웠던 때, 촉박하게 배를 채웠던 게 습관이 되어

엄마는 자주 주물러 보라고 손을 내밉니다.



노래를 들으면 항상 당신이 떠오르겠지만

오늘부터는 어릴 때와 또 다르게 이 노래가 들릴 것 같아요.

참 고맙습니다. 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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