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란은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중의 하나이다.
깔끔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문체와 주로 가족을 소재로 한 내용들이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소설 '혀'를 두고는 동명의 소설이 발간되면서 표절 의혹으로 문단에 파장을 불러오긴했다. 깔끔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지금까지 흘러왔으니 누가 옳은지는 작가들만 아는 사실이겠지.
'혀'라...제목에서 주는 그 물컹한 느낌과 어쩐지 내놓고 말하기 곤란한 그 어떤 느낌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조경란을 믿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조경란답게 요리사인 정지원을 내세워 풀어나가는 요리의 세계와 주변 상식들이 너무나 맛깔스럽게 글속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생소한 이태리 요리들에 대한 나열과 그 설명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재미있게 소설을 읽어나갔다. 뒷부분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안고...
혀는 맛을 느끼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리고 또한 성적인 표현에 있어서도 깊숙함과 은밀함을 나타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소설속에서도 혀는 달콤하고, 쌉쌀하고, 새콤하고, 짠 맛을 느끼는 미각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과 동시에, 성적인 역할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그 절묘한 공감각적 표현에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읽으면서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내내 느낄 정도로 너무나 관능적인 소설이었다.
하지만, 그 관능적인 짜릿함과 미각에 대한 상상의 즐거움은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씩 기괴하게 변질되어 간다. 전체적인 틀에 비추어서 개연성있는 결말이지만, 어쩐지 레어상태의 비프스테이크를 한입 베어 물고 미소를 짓고 있는듯한,,,치아사이로 비친 그 핏빛이 상대의 얼굴조차 음산하게 만드는 듯한...?
요리가, 요리 하는 것이, 요리 프로그램이 대세이다. 웰빙의 시대로 들어오면서 요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 그 시대에 발맞춰 요리 관련 소설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