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2]를 보면 주인공인 강림처사의 인상적인 말이 나온다. “용서를 빌고 싶었으나 빌 수 없는 것이 지옥”이었다는 회환의 말이 그것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사라진 소녀들]이라는 안드레아스빙켈만의 소설에도 비슷한 맥락의 문구가 나온다. 안드레아스 빙켈만이 서두에 “인간의 마음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힌 부분이다.
인간의 마음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용서를 빌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상대를 계속 보게되는 죄책감의 세월이 지옥일 수 있고,
어린시절 접한 비운의 환경속에 비뚤어진 성욕과 세계관을 표출하고 싶은 욕망도 지옥일 수 있고, 결국 인간의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10살, 빨간머리, 주근깨덮인 창백한 얼굴, 시각장애인
위의 단어들은 아동장애인시설에서 납치된 '사라'와 10년전 집 근처에서 사라져버린 '지나'의 공통점이다.
이 공통점에 집착하는 사악한 본성을 가진 범인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놓은 열대우림같은 자신의 은신처에서 소녀들에게 가하는 폭력과 길들이기를 그는 '사냥'이라고 부른다. 독거미와 뱀으로 고통을 주고 죽어가게 만들고, 해독제로 다시 살아나게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되풀이하며 그것을 지켜보는 것으로 자신만의 쾌락을 찾는 변태성욕을 가진 범인. 그를 찾아 나서는 여형사 프란치스카 고틀로프 형사와 10년전 사라진 지나를 방치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지나의 오빠 권투선수 막스 웅게마흐의 분투가 박진감 넘치게 그려진다.
일단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흥미로운 내용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가능할 수 있는' 사회의 폭력적인 한 면을 다루고 있어서 안타깝다.
게다가 사회적 약자인 여성, 게다가 어린아이, 더욱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대상을 향한 가학적인 면이 다루어져 마음속에서 분노가 일었다.
여전히 세상에는 약자들을 향해 자신의 강함을 가학적으로 드러내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고 강해지기를 바래본다.
"나는 사랑한다. 상처를 입어도 그 영혼의 깊이를 잃지 않는 자를."이라는 니체의 말처럼 아픈 상처에도 본연의 자아를 잃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