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저녁수영일기6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 아이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이는 이번 여름방학에 동네의 체육센터에서 아침 수영을 해보기로 했다. 7살부터 초등 3학년까지 주 1회 수영 강습을 하다가 4학년이 되고 그만두었다. 마침 새로 생긴 체육센터에서 여름방학 특강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 센터라 저렴한 강습료가 굉장히 매력적이다.(한 달 동안 주 5회 강습인데 10만 원 초반 강습료, 게다가 다자녀는 50% 할인되어 5만 원 초반대!) 치열한 수강 신청에 성공하여 어제부터 첫 수업에 가게 되었다.
그러나 저렴한 강습료=부모의 노동력이 필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이기에 등하원 차량이 없다. 예전에 다니던 어린이 전문 강습 수영장은 주 1회 17만 원이었다. 학원에서 등하원 차량 운행, 4:1 강습, 샤워 후 머리 말리기까지 해 주셔서 부모는 손가락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수영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가끔 학원에 가서 우리 아이 잘하는지 유리벽으로 지켜볼 수 있다.) 유아 때는 절대적인 케어가 필요하기에 한 달에 17만 원 강습료에도 수긍하며 보냈다. 물 공포가 있던 아이가 서서히 물과 친해졌고, 꾸준히 하는 힘을 길렀다. 그러나 이제는 초등 4학년이니 제 몸 하나는 씻고 말리고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부모는 픽드롭 노동력을 제공하고 비용을 아껴보기로 했다.
서론이 길었지만 결론은 아침 8시 수영을 하기 위해선 7시 40분까지 아이를 수영장에 데려다줘야 한다. 평소 출근할 때 아침 8시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30분이나 당겨졌다. 방학인데 이게 맞는 건가 잠시 고민했지만, 흔쾌히 아침 수영을 가겠다는 아이의 대답에 힘을 내보기로 한다. 둘째 아이를 등원시킨 후, 첫째 아이를 수영장에서 데리고 출근해야 하는 아이 아빠에게도 양해를 구했다. 전에 다니던 수영 학원 특강은 주 3회 42만 원이라는 소식에 30분 일찍 일어나는 수고로움은 극복해 보는 걸로!
의지를 다잡았지만 피곤한 건 어쩔 수 없다. 아침에 아이 수영장에 내려주고, 출근해서 일하고, 또다시 아이를 픽업해서 병원에 데려가 학생검진을 받게 하고, 둘째 아이 픽업하여 집에 데려다 놓고, 첫째 아이 학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저녁 준비를 하고, 다시 학원에서 데리고 오고. 헥헥- 따져보니 오며 가며 8번이나 운전을 한 셈이었다. 작은 동네라 이동 시간이 적어 이 스케줄이 가능했지만, 체력은 이미 바닥났다.
오늘 나의 수영은 건너뛸까? 잠시 고민했지만 힘들어도 일단 고 해본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는 아이에게 "졸려도 일단 가, 가면 괜찮아져."라고 말하며 등을 떠밀었는데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싶진 않았다. 힘들어도 일단 가, 가면 괜찮아져. 셀프로 다독이며 일단 수영장에 갔다.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첫 바퀴부터 굉장히 힘들었다. 50분 수업 시간 중에 15분 정도는 엄청 숨이 차서 헥헥거렸다. 중간쯤 서 있다가 앞 분들 모두 보내고 맨 뒤에서 따라갔다. 중간에서 자꾸 뒤처지니 마음이 급했는데 맨 뒤에서 가니 나만의 페이스대로 할 수 있어 괜찮아졌다. 수업 중반부터는 호흡이 안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리에 쥐가 날 것처럼 아프기도 했는데 힘 빼고 천천히 가니 나아졌다. 너무 힘들면 한 바퀴 쉬자라는 마음으로 했는데 다행히도 안 빠지고 끝까지 했다. 수업 마치고 물 밖으로 나오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전신이 피곤했지만 뿌듯했다. 월요일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 주말 동안 쉬었던 몸이 다시 수영모드로 켜진 듯했다. 화요일은 조금 더 낫겠지. 힘들어도 일단 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