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by 선우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쉽게 끝날 줄 알았던 일은

해를 거듭해 이어가고 있다


절대 지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던 나의 무릎은 닳았다


저마다의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창문 밖으로 빼꼼 고개만 내밀고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했던

당연하게 여겨오던 것들은 소멸해간다


사람에 대한 불신과 의심은 극도에 달하고

영화의 끝에 존재하던 해피엔딩은 뜬구름 같다


꼬이고 꼬인 미로의 끝은 지금 서있는 곳에선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지만, 잠시 눈을 감는다


암흑 같은 터널을 지나서 평화의 들판에 이른다면

우리 같이 함성 지르며 손잡고 껴안고 볼에 키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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