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by 선우

어둠 안에서 눈을 뜨는 법

익숙해진 가구들 사이를

다 알고 있는 순서들처럼

발레 하듯 지나쳐간다


더 이상 부딪치지 않아

뾰족한 모서리들에게

무른 모습을 내보이지 않아


끝이 타버린 필라멘트

바꿔 낀다고 밝아지면

되려 눈만 아플 뿐이고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좋아

초라한 내 그림자 들키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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