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새처럼 떨어져
손등에 닿았습니다
검은 머리칼을 잘라
향낭에 더했습니다
당신이 나를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마주 잡은 빨간 실의 두 손을 붙잡고
몇 번이나 당신과 나는 약조했습니다
일랑일랑
일렁이는 그대 얼굴
처마 끝에 달린 물방울은
바닥에 고인 웅덩이에
머리 박으며 첨벙입니다
첨벙첨벙
대문 앞까지 나가보아도
인적 하나 없이 깜깜합니다
타닥타닥
안방을 달구는 장작 타는 소리가
내 마음의 소리와 같습니다
쏴아 쏴아
당신 없이 적적한 마루에
소란스러운 빗소리가 더해집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귓속을 뚫고 들어오는
옛 기억의 이명이
나를 현실로 이끌고
기약 없는 그대는
오려는 발걸음도 없고
그저 쓸쓸한 나날입니다 그려
일렁이는 그대 얼굴에
흔들리는 촛대마저도
고개를 저으며 이젠 잊으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