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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Mar 19. 2022

우정의 석양

바람과 함께 흐르는 무궁화호

시시각각 달라지는 창문 속 풍경은

촛불로 불을 밝히던 옛 낭만과 닮았다


삶의 동고동락을 같이 한 죽마고우

기찻길 줄지어 노오란 석양을 맡으며

석탄의 연기 매캐해진 폐를 나눠 갖는다


두려울 것이 없었던 시절엔

나 따위 집어삼키고 잊어버릴 파도에

거침없이 뛰어들겠고 이내 지나지 않아

와장창 적막을 깨뜨리는 유리알 웃음소리들


지나가버린

그리고 너무 옛날이라

그럼에도 나를 각성하는 오르골 속 발레리나

돌고 돌고 또 도는 인생이라


잊어버린 친구의 젊은 얼굴

재가 되어버린 빛바랜 추억

새벽녘 사라진 이빨과

같은 심장이 뛰었던

너의 화창한 미소


아직도 품에 지니고 있어 그대여

잊지 말자 우리의 형형한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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